기술과 감성, 그리고 새로운 일과 삶의 연결법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동네 병원에서 진료를 받으려면 접수대에 줄을 서서 대기표를 받고 차례를 기다리는 일이 당연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스마트폰 앱으로 진료 예약을 하고, 처방전도 휴대폰으로 바로 전송받을 수 있습니다. 집 앞 편의점에서 무인 계산대로 물건을 결제하고, 친구와의 영상통화로 얼굴을 보며 안부를 전하는 것도 이제는 일상적인 일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변화들, 이것이 바로 ‘디지털 전환’,
즉 DX(Digital Transformation)의 모습입니다.
디지털 전환은 단순히 ‘디지털 기술을 사용하는 것’을 뜻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훨씬 더 깊은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기술을 도입해 조직, 사회, 개인의 일하는 방식과 생활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흐름을 뜻합니다. 다시 말해, 디지털 전환은 기술이 중심이 아니라 사람을 중심으로 일과 삶의 방식이 변화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업에서는 고객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더 정밀하게 서비스하는 방식을 선택하고, 공공기관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복지 사각지대를 미리 감지하려고 노력합니다. 학교에서는 코딩 교육이 확대되고, 전통적인 수업 방식 대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하이브리드 수업’이 일상화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모두 DX의 한 예입니다.
이 변화 속에서 중요해진 것이 바로 ‘하이브리드 스킬’입니다. 하이브리드 스킬은 기술과 사람의 감각이 만나는 지점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단순히 엑셀을 잘 다루는 것을 넘어서, 그 데이터를 어떻게 시각화해 다른 사람과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능력, 또는 디지털 도구를 사용하면서도 상대방의 감정이나 맥락을 고려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예전에는 ‘기술은 기술자에게, 소통은 관리자에게’라고 나뉘어 있었지만, 지금은 그 경계가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다양한 능력을 결합하고 융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사람이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상이 된 것입니다.
디지털 전환은 거창하고 먼 이야기가 아닙니다. 마치 손에 익은 스마트폰처럼, 이미 우리 삶 깊숙이 들어와 있습니다. 이 변화의 흐름을 단지 따라가기보다는, 나만의 방식으로 이해하고 적용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디지털이라는 언어에 감성과 창의라는 문장을 더할 때, 우리는 이 변화의 시대에서 더욱 주체적인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