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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잘하는 사람보다, 같이 잘하는 사람

디지털 시대가 요구하는 두 가지 기술, 그리고 그 융합

by 김형범

누군가 컴퓨터 앞에서 능숙하게 데이터를 분석하고 복잡한 코드를 짜는 모습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이런 기술은 분명 배워야 할 가치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 사람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 함께 일하는 동료에게 적절히 도움을 요청하지 못한다면, 혹은 복잡한 내용을 쉽게 설명하지 못해 협업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어떨까요?


이런 장면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디지털 시대가 요구하는 두 가지 스킬,

즉 하드스킬(Hard Skill)과 소프트스킬(Soft Skill)의 균형을 잘 보여줍니다.


하드스킬은 말 그대로 배워서 익힐 수 있는 기술입니다. 프로그래밍 언어, 데이터 분석, 영상 편집, 디자인 툴 사용법처럼 눈에 보이고 측정 가능한 능력이죠. 자격증이나 포트폴리오로도 그 수준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디지털 전환 시대에는 이러한 하드스킬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자동화, 인공지능, 원격 협업 도구 등 기술의 발전은 새로운 환경에 맞는 도구를 익히는 것을 필수로 만들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기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 기술을 언제, 어디서, 누구를 위해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데는 다른 종류의 능력이 필요합니다. 바로 소프트스킬입니다.


소프트스킬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원활하게 만들고, 자신을 잘 이해하며, 상황에 맞게 행동할 수 있게 하는 감성적·인지적 역량입니다. 예를 들면, 공감력, 문제 해결력, 협업 능력, 창의성, 비판적 사고력,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배우는 자세’와 ‘변화에 적응하는 태도’가 이에 해당합니다.


특히 요즘처럼 예측하기 어려운 시대에는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고, 다른 사람과 유연하게 협업할 수 있는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기술 역량보다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더 높게 평가하고 있으며, 채용과 교육에서도 이러한 소프트스킬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두 가지 스킬의 융합입니다. 하드스킬이 문제를 푸는 ‘도구’라면, 소프트스킬은 그 문제를 올바르게 ‘정의하고 설명하며 해결로 이끄는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 분석을 잘하는 사람도, 그 결과를 사람들의 언어로 쉽게 풀어 설명할 줄 알아야 하고, 프로그래밍을 잘하는 사람도 팀과 협업하면서 함께 일할 줄 알아야 합니다. 기술은 혼자서도 배울 수 있지만, 세상은 함께 만들어야 하니까요.


디지털 전환의 시대, 우리는 모두 기술을 배워야 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사람을 이해하고 함께하는 법도 배워야 합니다. 결국 일하는 방식도, 배우는 방식도 바뀌어야 합니다. 기술과 사람이 조화를 이루는 이 시대에, 우리는 ‘일 잘하는 사람’에서 ‘같이 잘하는 사람’으로 성장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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