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광물이 남긴 잔혹한 진실

죽음을 짜는 실

by 김형범

한때 인류는 마치 신이 준 선물을 발견한 것처럼 흥분한 적이 있습니다. 그 물질은 겉보기엔 그저 흔한 돌덩어리처럼 생겼지만, 그 안에는 놀라운 가능성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돌을 조심스럽게 쪼개면 마치 섬유처럼 가늘고 부드러운 털이 나왔고, 이 섬유를 실처럼 꼬아 천을 짜면 불에 전혀 타지 않는 직물이 만들어졌습니다. 심지어 그 가루를 벽에 바르면 방음과 단열 효과까지 얻을 수 있었고, 물에도 강하고 쉽게 가공이 가능했으며, 무엇보다 생산 단가도 매우 낮았습니다.


건축 자재로 쓰면 불에 강하고 조용했으며, 보호복으로 만들면 화염 속에서도 안전할 수 있었고,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아주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완벽한 재료가 있을까 싶을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수십 년 동안 사람들은 이 물질을 건물의 천장과 벽, 배의 보일러실, 자동차 부품, 심지어 아이들의 연필심에까지 사용했습니다. 이 정도면 정말 꿈의 광물이라 부를 만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이토록 유용하고 저렴하며 다루기까지 쉬운 물질이, 왜 지금은 철저하게 금지되고 있을까요? 왜 모든 나라가 이것을 제거하려 하고, 과거에 사용했던 흔적을 찾아내어 철거하고 있을까요?


그 이유는 아주 단순하면서도 치명적입니다. 이 광물은 사람을 죽입니다. 그것도 조용하고,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죽이는 방식으로요.


문제는 이 섬유의 미세한 조각들이 공기 중에 날리면서 생깁니다. 사람이 숨을 쉴 때 이 조각들이 폐 속 깊이 들어가 박히고, 수십 년 후 암을 유발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기침이나 답답함 정도로 시작하지만, 결국 폐가 굳어지거나, 중피종이라는 희귀하면서도 치명적인 암으로 이어집니다. 공장에서 일하던 사람들, 해체 작업에 참여했던 노동자들, 심지어는 그 근처에 살던 사람들까지도 이 병에 걸렸습니다.


이제는 모든 것이 금지되었고, 새로운 건축물에는 절대 사용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과거에 이 물질을 썼던 건물은 위험시설로 분류되기도 하고, 철거할 때도 엄격한 절차를 따르게 되어 있습니다. 인류는 이 물질이 아무리 유용하고 효율적이라 해도, 생명을 위협하는 위험에는 대체할 수 없는 가치를 둘 수 없다는 사실을 아주 뼈아프게 배운 셈입니다.


이제서야 말할 수 있습니다. 이 꿈의 광물의 이름은 ‘석면’입니다.


한때는 인류의 기술과 안전을 책임질 수 있을 것처럼 여겨졌던 자원이었지만, 결국은 수많은 이들의 생명을 앗아간 비극의 씨앗이었습니다. 석면은 편리함이라는 이름으로 가려졌던 진실이 얼마나 무서울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아무리 뛰어난 자원이라도, 그것을 다루는 인간의 지혜와 윤리가 부족하다면 결국 그것은 재앙으로 돌아오게 된다는 점을, 우리는 이 꿈의 광물의 최후에서 배워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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