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st Do It’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모든 것이 단 한마디에서 시작되었다면 믿을 수 있을까요? 그것도 누군가의 마지막 숨결과 함께 내뱉은 말이었다면, 우리는 그 문장을 여전히 똑같은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1977년 1월 17일, 미국 유타주 주립 교도소. 이 날은 미국 역사에서 잊히지 않는 하루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1972년 미국 최고법원이 사형제도의 집행을 잠정 중단한 이후, 약 5년 만에 다시 사형이 집행되는 첫날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대상은 게리 길모어라는 남자였습니다. 그는 1976년 여름, 유타주 두 지역에서 각각 주유소 직원과 모텔 직원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죄질이 나쁘고 정황이 명확했던 탓에 연방법원과 최고법원 모두 그의 사형을 확정했습니다.
하지만 그를 둘러싼 이야기는 단순히 법정 판결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는 복역 중 두 차례 자살을 시도했지만 실패했고, 이후 독방에서 조용히 죽음을 기다렸습니다. 이처럼 사형수의 마지막 나날은 대개 세상의 관심에서 멀어지기 마련이지만, 길모어는 예외였습니다. 대중문화는 오히려 그의 죽음을 두고 소비하기 시작했습니다.
1976년 12월, 미국의 대표적인 풍자 코미디 프로그램 '새터데이 나잇 라이브(SNL)'에서는 여배우 캔디스 버겐이 호스트로 출연해 ‘게리 길모어를 크리스마스 선물로 죽이자(Let's Kill Gary Gilmore For Christmas)’라는 노래를 부릅니다. 이 노래는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안겼지만, 동시에 당시 미국 사회가 얼마나 잔혹한 유머에 관대했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길모어는 이미 범죄자가 아니라 하나의 문화적 ‘밈’으로 전락해 있었던 것입니다.
사형 당일 아침, 그는 제공된 마지막 식사에서 스테이크와 감자튀김은 거절하고 커피만 마셨습니다. 그리고는 가족 측 참관인인 외삼촌이 몰래 건넨 위스키 세 병을 들이켰습니다. 사형장에 도착해 의자에 묶인 그는 목사의 마지막 말 요청에 단 한 문장만을 남겼습니다. “Let’s do it.”
이 짧은 문장은 곧 전역에 보도되었고, 그의 죽음보다 오히려 그 한마디가 더 오래 회자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 이 말은 뜻밖의 방식으로 재탄생하게 됩니다. 광고회사 '위든+케네디'의 공동 창립자인 댄 위든은 1980년대 후반, 나이키의 새로운 광고 슬로건을 고민하던 중 이 말을 떠올립니다. 그는 문장의 앞에 단어 하나만 더 붙였고, 그렇게 ‘Just Do It’이라는 슬로건이 세상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이 슬로건은 나이키 브랜드의 정체성이 되었고, 운동을 넘어 삶의 태도를 상징하는 문장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기원에는 총살형을 앞둔 한 남자의 체념, 결단, 혹은 단순한 포기와도 같은 심정이 담겨 있었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종종 광고 문구를 가볍게 소비합니다. 그 안에 어떤 역사나 맥락이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말의 기원이 얼마나 뜻밖의 장소에서 비롯될 수 있는지를, 그리고 그 말이 시간이 흐르며 완전히 다른 의미로 포장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어쩌면 우리는 누군가의 마지막 말을 일상의 동기부여로 바꾸어 입고, 뛰고, 살아가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가볍게 보이던 한 문장이 그리 가볍지만은 않은 이유,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