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소성에서 과잉 공급으로, 변해버린 마법의 공식
한때 디즈니 영화는 극장에서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개봉일이 다가오면 사람들은 달력을 보며 손꼽아 기다렸고, 영화관을 찾는 행위 자체가 일종의 의례처럼 여겨졌습니다. 게다가 디즈니는 영화가 끝난 뒤에도 쉽게 집에서 볼 수 있도록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다른 스튜디오 영화들이 몇 달 안에 비디오로 출시될 때, 디즈니는 훨씬 긴 시간을 기다리게 했습니다. 이 기다림은 사람들의 갈망을 더욱 키웠고, 결국 비디오가 발매되면 집집마다 디즈니 작품을 소장하는 일은 큰 기쁨이 되었습니다. 그것은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디즈니의 마법을 내 집에 들이는” 경험이었습니다.
디즈니의 이른바 ‘볼트 전략’은 클래식 애니메이션을 일정 기간 판매하다가 다시 철수시키고, 몇 년이 지나야만 특별판이나 재출시를 통해 다시 만날 수 있게 했습니다. 덕분에 한 편의 애니메이션이 단순한 콘텐츠가 아닌 ‘한정판 보물’처럼 느껴졌습니다. 관객은 “지금이 아니면 언제 볼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긴장 속에서 지갑을 열었고, 디즈니는 그 심리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이처럼 희소성은 디즈니가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였습니다.
하지만 디즈니 플러스가 런칭하면서 모든 것이 바뀌었습니다. 더 이상 기다림은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손가락 한 번만 움직이면 수십 년간의 애니메이션과 영화가 한 화면에 나열됩니다. 한때는 몇 년을 기다려야 했던 작품이 이제는 언제든 클릭 한 번으로 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환호했습니다. 그러나 곧 깨닫게 되었습니다. 희귀하다고 느껴지던 보물이 단번에 흔한 카탈로그로 전락해버렸다는 사실을요.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디즈니는 디즈니 플러스를 성장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시리즈와 리메이크, 스핀오프를 쏟아냈습니다. 오리지널의 매력이 살아날 틈도 없이, 비슷한 구조와 캐릭터의 이야기들이 연이어 등장했습니다. 예전에는 한 작품을 몇 번이고 곱씹으며 기억 속에 간직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넘쳐나는 공급 속에서 한 작품이 가진 무게가 가벼워졌습니다. 기다림 속에서 태어나는 설렘이 사라지고, 언제든 볼 수 있다는 편리함이 오히려 무관심을 불러온 것입니다.
디즈니의 매력은 단순히 캐릭터나 노래에만 있지 않았습니다. 그 매력은 작품이 가진 “시간의 무게”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기다림이 있었기에 설렘이 있었고, 드문 기회가 있었기에 소중함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디즈니는 과거의 성공 방식을 버리고, 스트리밍 시대의 과잉 공급 논리에 편승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관객의 경험은 특별함에서 일상으로 변해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