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들고 온 크리스마스 캐럴 메들리가 나오는 스노우볼 랜턴. 작동 모드는 빛만 나오는 모드, 빛과 캐럴이 같이 나오는 모드, 이렇게 두 가지가 있다.
작년 여동생의 장례가 끝나고 네덜란드로 돌아오면서 내가 타국에서 혼자 밤을 보내게 될 것을 걱정한 아빠로부터 받았다. 크리스마스가 한달 반 가량 남은 시점이기도 했다. 역시나 깨지지 않도록 옷으로 싸서 캐리어에 조심히 들고 왔다. 네덜란드에 도착한 이래로, 여행을 하거나 집을 오래 비우는 때를 제외하고는 방 한 구석에 24시간 늘 켜두고 있다. 집을 지켜주는 수호신 같은 존재. 그간 혼자 보냈던 많은 밤들에 큰 위로가 되었다. 스노우볼 안의 눈이 글리터로 되어있어 글리터가 순환하는 그 모양대로 벽에 빛이 반사되는데 그 모습이 참 아름답고 애잔하다. 언젠가 동생을 마음에서 놓아줄 수 있게 되었을 때 랜턴을 끄고자 한다. 언제가 될지 모르는 그날을 고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