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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nDora Mar 06. 2018

너희들이 진보냐!!!

더 실망스러운 건 비열한 자기 합리화를 하는 진보들..

 안희정 충남도지사 성폭행 사건은 충격적이다. 특히 작년 대선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진보진영의 대통령을 만들어 내는데 일조를 했던, 안희정 도지사의 사건이라는 게 더 충격적이다. 그러나 우리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우리가 이명박과 박근혜를 뽑은 자들에게 했던 이야기를 우리는 스스로에게 해야 한다. 우리도 사람을 잘못 볼 수 있다. 만약 작년 대선에서 지금의 문재인 대통령이 아닌 안희정 지사가 경선을 이기고 대통령이 되었다면, 지금 우리는 도덕적으로 타락한 자를 대통령으로 모시고 적폐 청산을 하고 있는 중일 것이다. 그리고 지금 안희정 지사의 성폭행은 지하 깊숙한 곳에 숨어 드러나지 않았을 것이고, 피해자는 또 하루하루 가슴을 졸이며 생을 이어가고 있을 것이다. 아니면 70년대 박정희가 심수봉에 그러했듯이 피해를 당한 비서관은 어느 외국에서 안 지사를, 대한민국을 원망하며 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어제의 사건에서 보여주는 건 의외로 많지만 충격적인 사실 하나는 도덕적으로 깨끗해 보이는 진보의 인사들도 이제는 믿을 수 없는 자들이 되었고, 또 어느 누가 어떤 악행을 저지르고 있을지 알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이명박근혜 9년에서 정치인들의 도덕적 타락을 보았고, 이제 미투 운동에 의해서 사회 조직구조를 이용한 악행에 대한 진보의 더러운 모습을 보게 됐다. 물론 세상에 도덕적으로 아주 깨끗한 사람은 없다. 그러나 사람으로서 해서는 안 되는 일이 있다. 그중 중요한 것은 사람이 공동체에서 기본으로 가져야 할 타인에 대한 배려와 인간에 대한 존중이다. 그런데 그중 가장 큰 악은 자신의 위계와 위치를 이용한 타인에 대한 억압니다. 사장과 종업원, 상사와 부하, 임대인과 임차인 등 사회 내에서 형성되는 자연스러운 상하 관계나 갑, 을 관계를 이용한 강압과 폭력이다. 우리는 이런 비합리와 불합리에 대해서 끊임없이 저항했고, 사회가 정상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왔다. 그리고 그동안 보수라 자처하는 자들에 의해 나라가 망가지는 것을 보며, 진보는 우리 사회를 정상으로 돌려놓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그들을 지지하고 지원했다. 그런데 그렇게 적폐 청산을 외치고 사회의 정의를 세울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그들이 이제 보니 자신의 추악함을 정의로서 덮어쓰고 있었다. 그렇다고 진보 전체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진보 또한 어쩌면 몇몇의 악인들에 의한 피해를 보는 피해자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안 지사가 진보였단 사실을 변하지 않는다. 우리가 실망하는 건 진보냐 보수냐가 아니다. 그간 9년 동안 피해자이며, 보수의 썩은 세력에게 저항을 해 왔다던 그 진보에서 인면수심의 악인이 나왔다는 사실에 놀란 것이고, 앞으로 또 어떤 세력을 믿어야 할지, 누구를 지지해야 할지 알 수 없음과 두렴움만 가득한 우리의 믿음에 배신의 금을 준 사실이다. 물론 누가 도덕적으로 깨끗할 것인가? 그런데 경제적 배신이나, 비리 등은 사회적으로 드러나는 문제이고, 숨기더라도 언젠가는 알게 되며 청산이 되는 문제이다. 그런데 사람으로서 가져야 할 기본적인 소양과 인륜 및 천륜에 대한 배신은 가해자 자신이 드러내거나, 아니면 그들에게 피해를 당한 사람들이 자신들의 미래와 현재를 걸고 폭로하는 방법밖에 없다. 그런데 중요한 건 그 피해자들이 지금의 #미투 운동의 분위기가 없었다면, 그들의 외침이 우리들 일반인들에게 다가올 수 있었을까? 그렇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외침은 더 큰 힘에 의해 가려지고,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거나 아니면 그들의 삶만 피폐해지고 말았을 것이다. 그런 그들에게 #미투 운동은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들은 그 외침을 할 때 자신들의 삶과 목숨을 걸고 외치고 있다. 그런데 더 무섭고 우스운 건 #미투 운동이 사회정화 운동으로 그리고 진보성향의 사람들이 지지하는 운동이었는데, 어제 폭로 이후 SNS상에서는 아주 우스운 현상이 일어난다. 바로 음모론이다. 김어준이 '다스 보이다.'에서 주장했던 음모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는 거다. 단지 #미투 운동의 가해자가 진보성향의 안희정이라는 이유로, 각종 페이스 북이나 트위터에서는 이를 진보 진형에 대한 공격으로 보는 글들과 댓글들이 올라온다는 것이다. 가해자 자신도 인정을 한 상황에 음모론을 주장하는 진보 성향의 대중들을 보니, 진짜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을 보면서 박사모와 일베가 떠올랐고 또한 그들의 주장을 보면서 박사모와 일베들의 주장들과 다를 바가 없어 보였다. 아 저들도 그들과 마찬가지구나 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치면서, 어쩌면 대한민국 전체가 나르시시즘에 빠진 게 아닌가 하고 생각이 들기도 했다. 또한 그들이 피해자에 대한 공격을 보면서 나는 진보라는 자들의 위선을 느끼게 되었다. 물론 나는 보수주의자다. 흔히 말하는 수구 꼴통은 아니지만 그래도 사회에는 보수적 가치가 제대로 서지 않으면 진보 또한 무너진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진보는 보수의 그런 틀 안에서 커가는 열매라고 생각한다. 보수와 진보는 대립이 아니라 상생의 관계로 이어진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나무에 열매가 잘 열리려면 나무도 튼튼해야 하지만 그 토양이 좋아야 좋은 나무로 자라고, 좋은 열매가 맺는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보수는 토양이 되어 다양한 나무들이 자라고 다양한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보수의 가치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자한당이나 바미당을 보수로 보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정체성은 없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그러나 지금의 대한민국은 이명박근혜 9년의 시간을 보수의 시간으로 보기에 어디에서든 보수의 가치를 이야기하지는 못한다. 그리고 대안으로 진보가 국가를 운영하고 적폐 청산을 제대로 하면, 보수의 가치도 새롭고 튼튼하게 세워질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진보를 지지하였다. 그런데 금번 안희정 지사의 문제로 인해 그런 사고도 많이 바뀌고 있다. 특히 사건 이후 이에 대응하는 SNS의 진보 성향의 사람들이 사건을 음모론으로 몰고 가고 피해자에 대한 공격을 보면서, 오히려 기존의 비리공화국이었던 자들 에게서 느꼈던 환멸보다 더한 절망을 느꼈다. 결코 이들에게서도 미래는 보이지 않는구나 하는 절망을 느꼈다. 진보 보수를 떠나 한 사람으로서 누군가의 아버지이기도 하고 어머니이기도 하며, 아들이며 딸들인 사람들이 어쩌면 그럴 수 있을까. 특히 그 중에서도 진보라 자처하는 여성들 마저, 피해자에게 왜 그때 저항하지 않았느냐? 당시에 고소하지 않았느냐? 도움을 청하지 않았느냐? 등의 질문을 보고 있자니, 니들은 왜 서지현검사에게 이윤택 피해자에게 그리고 이후 연극계 영화계등 다양한 피해자들 에게는 같은 질문을 하지 않는지 물어봤다. 대답은 없다. 자기모순에 빠지면서 까지 그런 논리를 피는 사람들을 보았을때 진짜 절망했다. 우리는 촛불 혁명으로 무엇을 얻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날이 되었다. 이분들은 촛불의 정의마저 의심하는 사람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게 만든다. 악은 진보냐 보수냐가 아니라 악인이 행하는 짓이다. 그 악이 진보에서 나왔든 보수에서 나왔든 그 악이 색깔을 바꾸지는 않는다는 기본 사실마저 잊어버린 사람들 같다. 악은 그냥 악일 뿐인데 악하다는거에 어떤 수식어가 붙는다는 말인가. 진보의 악에는 꼭 필요조건이라도 있는 것 처럼 말한다. 그리고 만약 지방선거 전이 아니었거나, 지금 청와대가 좋은 시기가 아니엇거나, #미투 운동이 없었다면 안지사의 악행은 지속되고 있어야 한다는 말인가? 그래서 안지사의 비서관은 이러한 상황이니 #미투 운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인가? 사회정의를 부르 짖으며 적폐청산을 외치는 자들께서, 자신들 속의 악은 악이 아니라 하니 얼마나 우스운가. 그리고 무서운가. 앞으로 사람을 볼때는 진보냐 보수냐가 아닌 사람이 우선되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 잘못된 9년에 의해 사람에 대한 판단마저 잘못되어 있었다. 성향에 따라 사람을 판단을 할께 아니라, 근본을 보는 눈과 생각을 키워야 겠다. 그리고 저런 위험한 진보 주의자가 되지 않기 위해 항상 자신을 돌아보고 깊이 생각해야 겠다.

 #미투 운동이 사회에 잘못된 악습과 관행에 대한 정화 운동이 되기를 바라며, 그리고 또 한사람의 용기있는 고백에 찬사를 보내며, 그 사람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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