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anDora Feb 27. 2018

#미투, 미투 운동을 고찰한다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미투 운동을 재단해 본다.

#ME TOO  #WITH YOU - 나도 그래, 당신과 같이할게요

진실 공방을 떠나서, 얼마 전 시작된 서지현 검사의 #미투 운동이 사회 안에서 하나의 트렌드로서 자리 잡아가는 느낌이다. 굳이 설명을 드릴 필요는 없겠지만, #미투 운동은 그동안 공동체 안에서 묵인되면서 자행되어 왔던 성추행이나 성폭력에 대한 사회고발운동이다. 대부분의 공동체 안에서 발생하는 사건이나 문제들은 민형사상의 고발이나 고소에 의해 드러나는데 반해, #미투 운동은 검찰, 경찰에 대한 고발보다는 SNS나 기타 매체를 이용한 폭로에 의해 사건이 밝혀지는 게 특징이다. 그래서 #미투 운동은 검찰, 경찰의 조사 후 여론에 발표되고 이슈화 되었던 기존의 패턴과는 다르게, 당사자들의 폭로에 의해 여론이 먼저 형성되고 이후 사법당국에 의해 사건화 되는 게 특징이다. 위와 같은 이유로, 만약 #미투 운동이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갔을 경우 두 가지의 위험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첫째. #미투 운동은 폭로 사실에 대해서, 폭로 이후 사법당국에 의해서 폭로자에 대해서 의도하지 않은 진실게임으로 치달을 수 있다.

둘째. #미투 운동이 악의를 가지고 있는 일부 세력이나 개인에 위해 현대판 마녀사냥이 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미투 운동은 대한민국 사회 공동체 안에서 촛불 혁명 이후 가져온 진보적 변화의 하나 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리고 특히 우리 사회에는 #미투 운동은 꼭 필요한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현재 대한민국 내의 사회 공동체를 들여다보면 많은 부조리가 존재하는데, 그 부조리들의 대부분이 오래된 관습과 구성원들 간의 암묵적 합의 또는 집단 따돌림 형태로서 존재하며, 그리고 공동체 내에서 비이성적이고 비합리적인 룰로서 존재하기 때문이다. #미투 운동이 활성화된 이유 또한 발생된 문제를 사법당국을 통해서 해결하기 힘든 공동체 구조와, 폭로한 당사자들이 피해자로서 보호받지 못하는 현실로 인해 정상적인 법의 테두리 안에서 진행을 하지 못하고, 여론을 통한 폭로의 형태로 #미투 운동이 활성화되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사회 공동체는 성적인 문제만이 아니라, 다른 여러 가지 문제들이 위와 같은 잘못된 관습과 관행에 의해 감춰지고 억제되어 왔다. '그럼 이런 문제가 유독 대한민국 사회 공동체 안에서 많이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대한민국의 사회 구성의 특징인 유교사상의 잘못된 인식과 관행에 있다고 본다. 대한민국 사회 구성의 근간과 유지는 전통적으로 유교 사상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구성원 전체가 잘못된 관습과 관행을 따르지는 않지만, 대다수의 구성원들은 유교적 이념과 사상 속에서 잘못된 관습과 관행을 따르고 있다. 이런 유교 사상의 영향으로 공동체가 구성이 되면 우선 그 안에서 위계가 생겨나고 그 위계는 잘못된 관습을 만들어 낸다. 유교 사상의 특징인 '인, 의, 예, 지, 신'과 '삼강오륜'(군위신강, 부위자강, 부위부강의 삼강, 부자유친, 군신유의, 부부유별, 장유유서, 붕우유신의 오륜)은 공동체 구성원들에게 이성적 판단을 흐리게 한다. 물론, 유교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유교는 공동체의 원활한 질서 유지와 구성을 위해 필요한 이념이다. 문제가 되는 점은 유교의 상하 개념과 남녀가 다르다고 보는 시각을 이용하는 구태한 기성세대들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다. 

 유교는 한국과 중국에서 수백 년 동안 내려온 사회 공동체의 기본 질서 개념이다. 유교가 표방하는 것은 표면상 공동체 사회질서의 유지와 안정을 바라지만, 그 이면에는 계급사회에서 계급의 고착화를 위해서 활용하고 단단히 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그중 삼강은 사회 구성원 간의 계급을 구분 지으며, 오륜은 구성원들 간의 관계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그리고 '인,의, 예, 지, 신'은 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기본 덕목과 같다. 

특히 삼강은 신하는 임금을 섬겨야 하며, 자식은 부모를 섬겨야 하며, 아내는 남편을 섬겨야 한다. 이 덕목이 나타내는 것은, 좋은 의미로는 아랫사람이 마땅히 갖춰야 할 예를 이야기 하지만, 달리 말하면 윗사람이 잘못된 판단이나 행동을 하더라도 이에 대해 제제를 가하거나 항거하기가 힘들어지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조직이 갖춰지고 공동체가 구성이 되면 우선 그 조직을 유지하기 위한 질서를 확립하는데, 연장자 또는 사회 속에서 높은 위치를 차지한 그룹이나 구성원들에 의해 조직이나 공동체의 룰이나 규칙이 만들어진다. 이러한 구조와 구성 때문에 조직이나 공동체가 활동을 하는 과정에 있어서 연장자나 상위 그룹이 잘못을 저지르고, 비합리적인 행동을 하더라도 그 즉시 항거하거나 잘못을 바로잡지 못하는 폐단을 만들어 낸다. 그런 과정이 반복되어 관습이나 관행으로 굳혀진다. 결국 유교의 좋은 점은 사라져 버리고 그 교리를 활용한 악습만이 남는다. 그런 관행으로 인해 정상적인 문제 해결이 불가능 해져서, 결국 조직이나 공동체 내부 또는 사법당국을 이용한 해결보다는 외부 세력을 활용한 해결을 선택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것이 #미투 운동으로 대한민국 사회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미투 운동이 지금은 성추행이나 폭행 등의 한 가지 포인트에 맞춰져 있지만, 앞으로 #미투 운동은 지금까지 관습이나 관행으로 인해서 숨겨져 왔던 다양한 사건들을 외부로 끌어내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즉, #미투 운동이 조직 내에서 기득권 구태세력의 적폐를 정리하는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다. #미투 운동은 대한민국 내에서 조직의 정화를 위해 꼭 필요한 운동으로 자리를 잡았으면 한다. 단지 성과 관련된 문제에 국한될 것이 아니라 다양한 악행과 관습을 철폐시키고, 페단을 없애는 역할을 했으면 한다.

 #미투 운동이 그런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폭로 당사자들의 마음과 그들의 어려움에 공감할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사회 공동체가 이들을 후원하며 지지할 수 있는 정상적인 구조로 변화되고 유지돼야 한다. 운동의 당사자들은 그들이 잘못된 관행과 관습에 의한 피해에 대해 폭로를 하면서 큰 결정을 내린다. 일단 첫 번째는 자신의 폭로에 의해서 조직이 와해되거나, 사회에서 지탄을 받게 되면서 만들어지는 죄책감이다. 두 번째는 자신의 폭로가 자칫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과 폭로를 한 후 자신에게 돌아오는 일부 단체나 개인들의 마타도어식 공격에 대한 두려움이다. 세 번째로는 폭로 후에 찍히는 주홍글씨다. 첫 번째의 경우는 폭로가 자신의 생계와 맞닿아 있다는 거다. 즉, 자신이 폭로한 관행과 악행이 조직이나 공동체에 영향을 끼쳐 자신의 삶의 터전 자체를 잃어버리는 경우가 발생한다. 설령 그 조직이나 공동체가 살아남더라도 폭로 이후에는 자신이 돌아갈 자리가 남아 있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다. 두 번째의 경우 자신이 당한 피해에 대해서 정당하게 폭로를 했는데 그 과정에서 물적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거나, 정황적 증거가 미비하고 공동체와 조직이 이에 대해 진실공방 싸움을 진행하면 폭로한 당사자는 사회에서 지탄을 받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이유로 운동의 당사자가 사실을 알리는데 주저하게 만든다. 세 번째는 폭로라는 행위 후에 다른 조직이나 공동체에서 당사자를 받아들이기 꺼려한다. 긁어 부스럼이라고 하듯, 괜히 받아들여서 자신들의 조직이나 공동체가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로 #미투 운동 당사자를 터부시 하게 된다. 이런 문제들은 #미투 운동을 약화시키는 작용을 한다. 이런 문제들을 극복하지 않고서 #미투 운동을 통한 조직과 공동체의 정화 운동은, 단순히 사건을 해결하는데 그칠 뿐 조직이 가지고 있는 악습과 관행 자체를 해결하는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미투 운동으로 많이 시끄러운 상태다. 물론 아직 발표되지 않거나 숨어 있는 관행과 악습의 피해자들도 많이 남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도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아마 맘속으로는 몇 번이고 고발하고 폭로를 하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위의 세 가지 이유로 자꾸 꺼려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어렵게 시작된 #미투 운동이다. 아마 그동안 관습과 관행이라는 탈 뒤에 숨어 있던 악행을 고발하고 정화해 가는데 지금 같은 기회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선 정부와 시민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정부는 사법당국의 엄격한 잣대로, 이 폐단에 대해 기준을 세우고 처벌을 해야 하며, 시민들은 성숙한 시민의식과 집단 지성으로 이들을 보호하고, 불의한 자들의 공격으로부터 막아 주어야 한다. 특히 지금처럼 개인의 정보를 보호받거나, 보호하기 힘든 사회의 특성상 그들이 행한 선한 행위에 대해 보상 까지는 아니더라도, 피해를 입지 않도록 도와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 각 관련 단체나 공동체들은 악습에 의한 관행이나 폐단을 없애고 개선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래서 #미투 운동이 꼭 성관련 관습이나 폐단의 문제만이 아니라, 그동안 숨겨온 악습에 의한 관행과 관습을 고쳐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으면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사회야 말로 우리가 지향할 목표인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대한민국 보수와 진보를 이야기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