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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숙 Oct 29. 2021

[술-표문막걸리] 표문이 곰표가 되기 위해선 뒤집어라

‘한강 주조’에서 생산 중인 밀 막걸리 ‘표문 막걸리’에 대해서

형님들 안녕하세요. 두 번째 글로 인사드리는

마케터 ‘김동숙, 김프로’입니다.


오늘은 ‘한강 주조 표문 막걸리’라는 전통주로 모임자리를

조금 더 ‘맛깔’ 스럽게 만들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쩌다 보니 첫 번째, 두 번째 글을 술로 꾸미게 되었네요.

막걸리는 개인적으로 참 정감이 가는 술입니다.

어렸을 때 양조장을 하시던 할머니와 벼농사가 업이셨던

아버지 밑에서 자라 쌀과 막걸리는 집에 항상 있는

일종의 필수품 같은 존재였거든요. (각설하고;;)


이 술을 처음 접하게 된 건, 요즘 트렌드로 떠오르는

‘곰표’ 콜라보레이션 때문이었어요.

작년 6월, ‘곰표 밀맥주’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아이스크림, 팝콘, 심지어 화장품 까지..

‘곰표’의 브랜드만 달면 무조건 ‘필승’ 한다는 말이

시장 내에 퍼지면서 너도나도 달려들곤 했었죠..

저는 개인적으로 ‘브랜드 콜라보레이션’은 양 제품 간

속성과 컨셉의 합이 잘 맞아야 한다고 봅니다.

(요즘 너무 선 넘은 콜라보가 많아서요…)

그중 ‘곰표’와 가장 합이 잘 맞는 콜라보레이션은

‘곰표’가 가진 ‘밀가루’를 원료로 하는 제품과 협업을

했을 때 그 효과가 배가 되는 것 같아요.

그 첫 번째가 ‘밀맥주’ 두번째가 오늘의 주제  ‘밀막걸리’


* 참고 : ‘표문 막걸리’는 온라인에서 판매.(네이버 쇼핑)

   매일 정각 09:00am 오픈되며 2~3 분만에

   매진되니 대기 타셔서 구입하셔야 해요.

   그리고 한 번에 4병만 주문 가능하니 이 술을 주문

   하기 전 미리 같이 마실 사람들을 염두에 두고

   주문하시길 권합니다. (물론 저는 혼자 다 마심;;)

   1일 1,000병 제한 판매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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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주조x대한제분 브랜드콜라보레이션 막걸리 '표문막걸리'


모임에 ‘표문 막걸리’를 들고 가는 순간 모든 이목에

중심에 서게 될 것이며 갖은 우쭐되는 표정을 숨기기

어려울 것이다.

그건 바로 ‘디자인’과 앙증맞은 ‘사이즈’ 덕일 테니 혹여나

괜한 기대감 갖지 않으시길 ㅎ.ㅎ.ㅎ.ㅎ


‘표문 막걸리’는 네이버 쇼핑 기준, 4병에 18,000원이며

용량은 500ml로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4캔의 만원 하는

맥주와 동일하다.

막걸리가 한 병에 4,500원 정도 하니 가성비 있는 술은

아니다.

(https://smartstore.naver.com/hangangbrewery)

* url 올려드렸으니 관심 있으면 한번 주문해보시길


자! 서두가 길었다. 이 술을 가지고 당신이 모임에서

주인공이 될 순간은 고작 10분 내외이다.

이제 술을 따기 전 당신은 딱 두 가지만 먼저 언급해라.

‘눈에 띄는 귀여운 패키지’와 ‘표문이라는 제품명’


먼저 ‘디자인’에 대해 썰을 풀어보자.

‘막걸리’ 하면 떠오르는 생각은 아마 ‘아재 술’ 일 것이다.

하지만 이 막걸리의 디자인은 너무나도 귀엽다.

여느 ‘곰표’ 제품과 같은 톤 앤 매너로 구성되었으며

가운데에 시그니쳐 디자인인 ‘백곰’ 이 앙증맞게

고개를 들고 서있다.

하나의 포인트가 더 있다면! 바로 ‘뚜껑 디자인’이다.

표문막걸이의 뚜껑에는 ‘곰표’ 캐릭터가 심플하게

들어가 있는데 이 뚜껑이 예사 뚜껑이 아니다.

일명 ‘숨 쉬는 마개(뚜껑 혹은 통기 캡)’ 

표문 막걸리의 부드럽고 깔끔한 목 넘김을 위해

‘숨 쉬는 마개’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는 발효주인 막걸리

의 신선도 유지를 위함이니 이 점도 꼭 언급해 주자.


두 번째는 ‘표문’이라는 다소 생뚱맞은 제품명이다.

이 생뚱맞은 제품명에 대한 이해가 있으려면

막걸리에 대한 아주 짤막한 이해가 필요하다.

막걸리는 곡식으로 만드는 곡물주다.

즉 찹쌀, 맵쌀, 보리, 밀가루 등의 곡물을 찐 다음

누룩과 물을 섞어서 발효시킨 술이다.

해서 막걸리를 가만히 세워서 보관하면 맑은술은 위로

뜨고 밑으로는 ‘술지게미’가 가라앉는다.

보통 청주는 위에 뜨는 맑은술을 별도로 걸러 만드는데

막걸리는 그렇지 않아 ‘막 걸러서 마시는 술’이라고 해

‘막걸리’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이 부분을 말하면서 조금 으쓱해지는 어깨가 보인다.)


그렇기에 ‘표문 막걸리’도 냉장고에서 꺼내서 바로

마시면 안 된다.

‘병을 뒤집어서’ 서 약 3번 정도의 쉐킷쉐킷 타임이

필요하다.

여기서 왜 ‘표문 막걸리’가 제품명이 된 이유를

알게 될 것이다.

‘표문’을 뒤집으면 ‘곰표’ !!!

막걸리를 마실 때는 무조건 뒤집어서 흔들흔들~

그래서 ‘표문’이 제품명이 된 것이다.

여담으로 ‘표문 막걸리’의 제조사 ‘한강 주조 고성용대표’

말을 빌리자면

‘막걸리의 고리타분한 인식을 뒤집어 버리고 싶었다.’

그래서 제품명을 일부로 거꾸로 썼다고도 한다.

(한강 주조에 대한 얘기는 글 말미에 짧게 쓰겠다.)


자, 막 걸러서 막걸리가 되었든

병을 뒤집에서 흔들어서 먹어야 하기에 제품명이

표문이 되었든

일단 막걸리는 마셔봐야 그 진가를 알 수 있는 법!

이제 뚜껑을 따서 사람들에게 따라줘라!

단, 표문 막걸리를 마실 때는 양은 재질의 막걸리 대접이

아닌 유리잔 혹은 와인잔에 따라서 대접해라!

(잠시 뒤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잔에 막걸리를 따랐으면, 먼저 리드해라!

코에 잔을 들이밀어 향을 한번 느끼게 해 주고

눈으로 그 순백의 컬러를 한번 보여준 후

잔을 들어마시자! ‘건배’


‘엇… 뭐지? 탄산 없이 부드럽고 향긋하게 넘어가네?’

‘내가 먹던 막걸리와 다르게 탄산도 없어!!’


‘표문 막걸리’의 진가는 ‘맛’에 있다.


보통의 브랜드 콜라보레이션 제품은 한 번의 이슈를

위해 협업하게 된다. 지속성이 아닌 일회성.

하지만 ‘표문 막걸리’는 다르다.


여기서 사람들이 나를 보는 눈빛이

‘이거 왜 맛있어? 내가 먹었던 막걸리는 쌀막걸리여서

맛이 없던 거야? 밀막걸리는 맛이 원래 이래?’


‘표문 막걸리’ 도 일반 막걸리와 마찬가지로 ‘쌀’로

빚는다.

다만 막걸리의 3요소라고 할 수 있는 ‘쌀, 물, 누룩’ 중

‘누룩’을 ‘밀 누룩’으로 쓴다.

(원래 막걸리에 쓰이는 누룩은 쌀누룩보다는 밀누룩을

주로 사용한다.

밀누룩이 발효력이나 당화력 등이 더 안정적이며

시중에서도 구하기 쉽기 때문이다.

다만, ‘표문 막걸리’에 쓰인 누룩은 ‘입국’으로 흔히

‘사케’를 빚을 때 쓰는 누룩으로 일반 누룩 대비해서

고품질이다.)

하여 따지자면 ‘표문 막걸리’는 쌀을 원료로 ‘밀누룩’으로

빚은 막걸리라고 할 수 있겠다.


‘아니 그러면 이 맛있는 막걸리를 왜 이제아 알았을까?’


자, 그렇다면 이제 두 번째 잔을 따르자!

그 궁금증을 풀어줄 테니..

한강주조 의 네이버쇼핑 광고 중 일부


‘표문 막걸리’를 만드는 ‘한강 주조’는 설립한 지 겨우

2년이 지난 서울시 성수동의 신생 양조장으로 30대 청년

둘이서 만든 소규모의 상업 양조장이다.


‘한강 주조’는 대한민국의 수도인 서울을 대표하는 술을

만들기 위해 시작한 양조장으로 그중에서도 역사적으로

오래된 ‘막걸리’를 아이템으로 삼아 시작했다고 한다.

(서울장수의 서울 장수막걸리가 있기는 하지만 서울의

Soul을 담았다고 하기엔 조금..)


‘한강 주조’의 막걸리는 그들의 spirit에서 처럼

서울을 대표할 수 있는 술, 그중 서울을 원산지로

하는 오직 서울에서 재배되는 ‘경복궁쌀’ 로만 만든다.

(서울 강서구 오곡동의 김포평야 논에서 우렁이를

활용한 친환경 농법으로 단일 품종을 재배한다.)


예전처럼 술을 부어라 마셔라 하는 분위기에서

술에 대해서 얘기도 하고 음미도 하는 분위기로 바뀜에

따라 천천히 그리고 오랫동안 즐길 수 있는 막걸리를

만들기 위해 특별히 부드럽고 목 넘김이 좋은,

쌀 자체의 단맛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막걸리를 만드는데

주안점을 두었다고 한다.


‘한강 주조’의 막걸리는 탄산이 적고 부드럽고 깔끔한

목 넘김을 자랑한다.

(표문 막걸리 패키지에도 부드럽게~ 달콤하게~)

이 비밀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크게 둘로

설명될 수 있다.

1. 막걸리를 빚는 횟수(단양주, 이양주, 삼양주)

2. 병입 상태의 후발효 억제 기술

(막걸리는 병에 담은 후 자체 발효를 하는데 이를 위해

발효 억제제 같은 제품을 쓰기도 하지만 한강 주조는

자체 핵심기술로 후발효가 최대한 억제될 수 있게

세팅하고 있다.)


‘표문 막걸리’는 두 번 빚는 ‘이양주’로 보통의 한강 주조

막걸리(나루 생막걸리) 보다 한번 덜 빚어

‘깔끔한 피니시’를 자랑한다.

(삼양주는 상대적으로 끈적하고 진한 맛, 쌀 함유가 높다.)

또한 ‘표문 막걸리’는 누룩을 많이 써서 ‘밀누룩’의 향미를

최대한으로 살리고 MZ세대들이 즐길 수 있도록

달콤&부드럽고, 피니쉬는 딱 떨어지는 깔끔함을 최대한

살린 막걸리라고 할 수 있겠다.


한강 주조 고성용 대표는 한 인터뷰에서 다른 막걸리와

차별되는 막걸리 맛을 살리기 위해 수백 번, 수천번의

테스트 과정을 겪었다고 한다.

그중 가장 많은 영감을 받았던 부분은 우리나라 술에 대한

고문헌이었는데 고문헌에 있는 술을 재 해석해보면 되게

달고 밀도감 있는 술이 많다고 한다.

(과거에는 당분 섭취가 어려웠기에 술도 당분이 많았음)

하나 단 술은 쉽게 질리는 법이어서 이러한 부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부분에서 다소 한강주조 막걸리가

밍밍하다는 말을 많이 듣기도 하는데

이 부분이 오히려 차별점으로 다가왔다고 한다.


자! 이제 세 번째 잔이다.

세 번째 잔부턴 앞서 모든 내용을 곱씹으면서 들이키자.

한 번 주문을 하면 4병이 오는 막걸리인 만큼

모임이 끝나고 혹여나 남게 되면 냉장고에 길게 보관해

색 다른 맛을 즐겨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표문 막걸리’는 다른 막걸리 들과 같이 시간이 지나면서

본연의 맛이 조금씩 달라진다.

1주 차 : 달콤한 과실 맛과 부드러운 목 넘김

2주 차 : 단맛과 산미의 밸런스

3주 차 : 약한 탄산과 산미의 증가

4주 차 : 탄산과 산미가 드라이함

(이 부분을 마케팅적으로 가장 잘 설명한 막걸리는

배상면주가의 느린 마을 막걸리)


자 당신은 몇 주 차의 맛이 가장 입맛에 맞았는가?

당신이 생각한 최적의 맛을 기억해 다음번 모임엔

더욱더 풍족한 자리가 되길 기원한다.

배상면주가 - 느린마을막걸리 는 숙성도를 봄~겨울로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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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문 막걸리’는 최근 나에게 시사점을 던져준 제품이다.

헤리티지가 있는 브랜드의 브랜드 매니저로 일하면서

자칫하면 콜라보레이션이 득보다는 실이 많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나 내가 운영하고 있는 브랜드처럼 역사가 50년이

넘어가는 메가 히트 브랜드의 경우엔 브랜드 회춘을 위해

끊임없는 시도를 하게 되는데 그 시도로 콜라보레이션이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되기 때문이다.


이번 대한제분과 한강 주조의 ‘표문 막걸리’ 사례는

그동안 ‘곰표’가 해온 브랜드콜라보레이션의 정점을

말해준다.


‘곰표’ 브랜드 콜라보는 3가지의 원칙을 가지고 있다.

1. 밀 혹은 밀가루와 연관된 식품인가?

2. white 컬러를 연상케 하는가?

3. 순수 혹은 깔끔/깨끗한 이미지를 연상케 하는가?


‘곰표’ 브랜드 콜라보레이션은 단순한 협업이 아닌

하나의 브랜드를 만드는 체계, 스트럭쳐를 가지고 있다.

무분별한, 일회성의 단순 Viral 목적을 가지고

선 넘는 콜라보레이션을 하는 브랜드들에게 아주 좋은

모범사례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한강주조 관련 유튜브 발췌


‘표문 막걸리’ 편을 마치면서 전편인 ‘서울의 밤’에서도

잠깐 언급한 것처럼 원료의 원산지를 제품명 혹은

제품 소개에 직접적으로 쓰는

‘원산지 마케팅’ 은 상당히 단순한 것 같지만

직관적이고 원초적이기에 상당한 파급력을 불러온다.

최근에는 ‘원산지’에 덧붙여 ‘여행/장소’라는 컨셉

덧붙여 단순히 원료의 신뢰성에서 더 나아가

‘순간/추억’이라는 ‘감성’까지 더해 마케팅을 펼친다.


제품 기획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최초상기도(Top of Mind)’이다.

이는 브랜드의 시장지배력의 척도로 활용되기도 한다.


앞으로 서울에 놀러 오는 친구들에게 서울막걸리를

소개하면서 권할 땐 ‘한강 주조의 막걸리’를

주저 없이 소개해 줄 것 같다.


이상 마케터 김동숙, 김프로였습니다.

편안한 한 주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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