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데 강사가 만든 넥스트 럭셔리 패션, 'KAPITAL' 에 대해서
안녕하세요! 일상 속 브랜드이야기로
편안한 대화주제를 만들어 드리는 남자.
스물다섯번 째 글로 인사드리는 브랜드 토커 김동숙 입니다.
작년 여름, 도쿄로 와이프와 여행 중 우연하게 들어갔던 매장이 있었습니다.
입구 부터 독특했던 그 매장에 잘 워싱된 데님자켓 이었는데 독특한 바느질 기법으로 한눈에 봐도 국내에는 없을 것같아 점원에게 가격을 물어봤었죠.
70만원 정도로 안내를 해준 걸로 기억하는데
쉽사리 카드를 긁을 용기가 안나 한참을 살까말까 주저하다가 결국은 그냥 나왔습니다.
(브랜드 옷도 아닌데 무슨 70만원 씩이나 해? 라며 씩씩거렸던 기억이 납니다.)
매장을 나오면서도 계속 눈에 밟혀 오후 스케쥴 내내
그 자켓만 떠올랐고,
매장 문 닫기 전 와이프를 설득해 그 매장에 다시 방문 해서 점원에게 그 자켓을 달라고 했죠.
역시나... 제가 사려고 했던 사이즈의 옷은 품절이라고 그러더군요..
오늘은 1년이 지난 지금도 저에게 아쉬움을 주고 있는
'그' 브랜드를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1980년대 후반, 일본 데님의 성지라 불리는 오카야마현 고지마 마을.
그곳에서 가라데 강사로 활동하던 히라타 토시키요는 어머니가 운영하던 재봉틀 옆에서 놀며 옷 만드는 과정을
지켜봤습니다.
원단과 실의 매력에 빠졌던 그는 미국 탐방 중 텍사스의 빈티지 마켓에서 1920~30년대 블루진 조각을 수집하며 데님 작업의 방향을 잡았습니다.
“직조사의 손끝에서 원단이 살아 움직이는 것을 느꼈어요. 대량생산된 옷에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울림이었습니다.” — 히라타 토시키요, KAPITAL 창립자
그는 방적기와 직기를 들여와 3가지 핵심 공정을 개발했죠.
- 더블 위프트(double weft): 두 겹으로 촘촘히 짠 위프트로 견고함 극대화.
- 옥시다이징(oxidizing): 천연 인디고 염료 반복 침지로 깊이감 있는 컬러 구현.
- 불균일 염색: 좌우 미묘한 컬러 차이로 유니크한 작품 완성.
이 공정들이 모여 ‘시간이 입혀진 예술’을 완성했습니다.
브랜드 이름 ‘KAPITAL’은 그 자체로 철학입니다.
‘K’는 브랜드가 탄생한 곳, 일본 오카야마현 고지마(Kojima)를 가리키고,
‘APITAL’은 영어 단어 ‘Capital(자본)’을 그대로 빌려왔습니다.
즉, “고지마에서 키워낸 데님 예술의 자본”이라는 메시지죠.
고지마는 세계적인 데님 제조의 메카이자 ‘Denim Capital’로 불리는 곳이기도 하니까요.
이 네 글자에는 “고지마의 장인정신을 전 세계에 전파하겠다”는 KAPITAL의 강한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2002년, 미국에서 예술을 공부한 아들 히라타 키로가 합류합니다.
그는 아버지의 장인정신 위에 패치워크, 그래픽 자수, 핸드 페인팅을 더해 다채로운 실험을 이어갔죠.
“전통만으로는 멈춰버립니다. 예술적 실험이 진정한 발전을 이끌어요.”
“제가 좋아하는 것은 단순한 옷이 아니라 옷을 통해 느껴지는 감정과 기억을 집약하는 것입니다.
그 순간을 형상화하는 작업이 재미있어요.”
— 히라타 키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그 결과 보로(Boro) 자켓, 스켈레톤 니트, 페인팅 진 등이 탄생했습니다.
KAPITAL의 로고 서체도 히라타 키로가 주도한 사내 디자인 팀이 커스터마이징해 완성했어요.
1) 특징: 굵고 직선적인 획으로 데님의 견고함을, 약간의 불규칙한 컷으로 수작업의 따뜻함과 개성을 모두 표현했어요.
2)의미 : 브랜드 철학인 ‘시간과 이야기의 결’을 시각적으로 환기시키는 모던하면서도 빈티지한 밸런스를 지향합니다.
KAPITAL 매장은 단순한 쇼핑 공간을 넘어 브랜드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하나의 캔버스로 설계되었습니다.
매장 인테리어에는 다음과 같은 요소들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빈티지 목재와 산업용 메탈: 오카야마 워크숍의 작업대와 방적기를 연상시키는 자재 사용으로,
장인정신을 체험하도록 유도합니다.
노출 전선과 파이프: 거친 수작업의 흔적을 강조하여, 옷감의 DIY 감성을 강화합니다.
수공예 조명: 손으로 직접 조립한 듯한 조명은 불규칙한 온기로 매장을 따뜻하고 친근하게 만듭니다.
워크숍 코너: 고객이 직접 데님 원단을 만져보고, 워크숍 투어를 예약할 수 있는 체험형 공간을 마련해
스토리를 공유합니다.
공간 곳곳에 보이는 KAPITAL 포스터 혹은
KAPITAL SNS 에서도 이러한 철학이 잘 녹아져 있어요.
KAPITAL은 전문 모델 대신 일반인을 기용해 진정성을 강조합니다.
2019년 이후 매 시즌 캠페인의 절반 이상 일반인 출연 했어요.
워크숍 장인 이라던지, 크리에이터, 음악가 등 한 분야의 열정적으로 임하는 전문가들을요.
2010년대, KAPITAL은 해외 편집숍 입점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 2024년 LVMH L Catterton 투자 후 첫 런웨이 쇼 개최를 했어요.
“속도와 볼륨 속에서도 섬세함을 잃지 않는 것이 과제였습니다.” — 나카무라 사토시, 워크숍 수석 테일러
LVMH L Catterton이 KAPITAL을 전략 투자한 이유는 크게 네가지로 볼 수 있어요.
1) 독창적 공정 기술
2) 견고한 글로벌 팬덤
3) 가족 경영의 유연성
4) ESG 친화적 소량 생산
이 네 가지 포인트가 LVMH의 선택을 이끌어냈고 LVMH 공식 보도자료(2024-09-15)에 따르면,
KAPITAL을 2025년 주목할 NEXT Luxury 브랜드로 보고 있어요.
특히 KAPITAL의 여러요소들 중 그들만의 스토리텔링을 글로볼 시장의 넥스트 럭셔리로 판단한거죠.
KAPITAL의 옷은 경험입니다. 원단의 울림, 염료의 향, 스티치의 숨결이 모두 이야기로 남죠.
“이 옷을 입으면, 당신만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 요시다 유리코, 품질관리팀
오늘은 KAPITAL의 브랜드 이야기를 소개해 드렸습니다.
여러분의 옷장에도 이야기가 숨어 있습니다. 조금 느려도,거칠어도 좋습니다.
내일아침, 나만의 옷장에서 나만의 스토리가 담긴 옷을 찾아 입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네요!
이상, 브랜드 토커 김동숙이었습니다.
여러분의 이야기도 언제든 나눠주세요! 감사합니다
이상 브랜드토커 김동숙 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Heddels “The History and Philosophy of Kapital”:
https://www.heddels.com/2018/05/kapital-history-philosophy-and-iconic-products/
YouTube “Traditional Boro Repair Techniques”:
https://www.youtube.com/watch?v=Z8ZDZ1IEe0c
KAPITAL 공식 웹사이트 인터뷰 및 브랜드 스토리 (kapital.jp)
네이버 블로그 오카야마 데님 워크숍 취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