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이어져 있다.
길은 야속했다. 길은 끊임없이, 끝이 없이 펼쳐져 있다.
처음에는 경쾌하고 빠르게 길을 걸을 수 있었다. 덥다 싶으면 바람이 불어왔고, 지루하다 싶으면 다양한 사람을 구경했다. 혼자이다 싶으면 자연이 다가왔고, 음악과 함께라면 더욱 즐길 수 있다.
그러다가 점점, 발이 아프고, 어깨가 아파온다. 험한 자갈돌도 마주치고, 발이 푹푹 빠지는 갯벌 같은 진흙길도 마주치고, 앞으로 나가기 힘든 가시로 가득한 좁은 길도 마주치게 된다. 어떤 때는 아름다운 바다에 취해 바닷물에 흠뻑 젖게 되는 길도 마주치겠지,
그래도 여전히 길은 끊임없이 끝이 없다.
힘이 들면 잠깐 기웃거리고, 주저앉아야지.
그래 그러니,
떠나는 그대에게.
이미 떠난 그대에게도,
많은 것으로 떠나온 나라는 그대도
건강해라. 잘 지내라. 말 대신에.
오늘은 ‘잘 걸어가세요.’ 라고 말 하고 싶다.
떠나는 그대에게.
길 걷다 길 위에서 언제, 다시 만나지요 라고 속삭이고 싶다.
그러다 다시 그대와 마주친 날에는, '함께 길을 떠나지요'라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