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의 화가이자 판화가인 에드바르 뭉크(Edvard Munch, 1863~1944)는 표현주의 선구자이다. 삶과 죽음, 사랑, 불안과 고독 등 인간의 심오한 감정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뭉크는 왜곡된 형태와 강렬한 색감으로 표현주의 예술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
뭉크의 표현주의 기법은 뭉크 개인의 경험에서 나온 독창적인 스타일이다. 왜곡은 의도된 무엇이 아니다. 알 수 없는 고통을 표현하기 위해 뭉크가 취한 겸손의 방편이었다. 고통은 실존적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한다. 분명 자신이지만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낯선 모습이다. 그 만남은 개인의 내면과 주위의 관계를 파괴하면서 시작한다. 고통은 동행을 모른다. 그동안 고통 앞에서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은 고통을 주위와 나눌 수 없다는 실존적 외로움뿐이었는데, 인간은 뭉크를 만나서 내면의 고통을 표현하는 법을 배웠다. 표현하면 주위와 나눌 수 있다.
“나는 예술을 통해 삶의 의미를 나 자신에게 납득시키려고 한다. 나의 그림은 자발적인 고백이며, 이기적인 동기에서 출발한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다른 이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세상은 여전히 고통받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하지만 이제는 혼자가 아니다. 우리는 모두 뭉크의 손끝을 따라 저마다의 고통을 표현할 줄 안다. 표현하고 나눌 수 있기에 이제는 외롭지 않다. 우리가 뭉크의 <절규> 앞에서 절망이 아니라 위로를 떠올리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