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한강은 노벨문학상 수상 소감으로 "한국 문학과 함께 자랐다"며 "이 소식이 내 친구 작가들에게도 좋은 일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번 노벨문학상은 그동안 한강을 비롯한 한국 작가들이 독자에게 건넨 진심 어린 제안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서점과 책방, 출판계의 노력 역시 마찬가지다. 가뭄의 비처럼 기쁜 소식이 많은 독서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책을 읽자. 책을 사자.
기업은 고객에게 진심이 느껴지는 제안을 하기 위해 노력한다. 나는 진심 어린 제안만큼 중요한 것이 독자의 진심을 끌어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진심이 느껴져 책을 사고 읽지만, 독자 스스로 자기의 진심을 발견하지 못한다면 책 읽기는 오래가지 않는다.
서자서아자아(書自書我自我). 책은 책대로 나는 나대로다. 텍스트만 읽는 책 읽기로는 아무런 변화도 끌어낼 수 없다. <채식주의자>를 읽고, 한강이 고발하는 우리 사회의 폭력성을 읽고, 마지막으로 내 안에 내면화된 차별과 폭력을 읽어야 한다. 내가 가까운 이들에게, 내가 내 자신에게 알게 모르게 저지르는 폭력을 들여다봐야 한다.
책을 읽고, 작가와 그 시대를 읽고, 마지막으로 나를 읽는다. 삼독(三讀)이다. 『나는 사랑을 걱정하지 않는다』는 그림을 통해 삼독을 실천하는 책이다. 화삼독(畵三讀). 자신의 진심을 스스로 끌어낸 읽기만이 자기 변화로 이어진다. 책의 가치를 몸소 경험한 독자는 또 책을 사고 읽는다. 책을 왜 읽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