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 시든 잎 앞에서 배운 것

< 우리 집으로 들어온 자연 >

by Eden Project

처음으로 식물을 키웠을 때, 나는 잎 하나가 누렇게 변한 것만으로도 마음이 심란했다.

‘내가 뭘 잘못했나?’, ‘햇빛이 너무 강했나?’, ‘물을 너무 많이 줬나?’

작은 이상 징후 하나에도 당황하고, 자꾸만 스스로를 탓했다.


하지만 식물을 오래 기르다 보면 깨닫게 된다.

잎이 시드는 일은 피할 수 없는 과정이라는 것을.

완벽하게 키운다고 해도 어떤 잎은 먼저 늙고, 어떤 잎은 병들고, 어떤 식물은 언젠가 죽는다.

그건 실패가 아니라, 살아 있는 존재가 보여주는 자연스러운 순환이다.


잎 하나가 시들었다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

줄기 아래에서는 여전히 새로운 잎이 자라고 있고, 뿌리는 더 깊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그러니 우리는 그저 조용히 시든 잎을 잘라내고, 그 자리를 비워줄 뿐이다.

그 자리는 언젠가 새로운 초록이 차지할 것이다.


식물을 키우며 우리는 자주 기다리게 된다.

다시 살아날까? 새순이 날까? 그런 질문을 품고 지내다 보면, 기다림에도 익숙해진다.

그리고 언젠가, 말없이 올라오는 작은 새싹 하나에 눈물이 날 만큼 기쁘게 되는 날이 온다.


식물은 우리에게 성장뿐 아니라 소멸을 가르쳐준다.

무언가를 잃고, 비워내고, 다시 채우는 삶의 흐름. 그 모든 것이 자연이라는 것을.

그래서 나는 오늘도 시든 잎 앞에서 배운다.

무언가 끝났다고 느껴질 때, 사실은 조용히 새로운 시작이 자라고 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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