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여행노트

#02. 인생도 여행도 계획대로만 되는 것은 아니었다

by panKo

잠자리가 바뀌어서인지, 아침 일찍 저절로 눈이 떠졌다.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은 채, 샤워를 마치고 호스텔 옆 레스토랑에서 조식을 먹었다. 조식이라고 해봐야 식빵 2조각에 버터, 커피 정도였지만, 호스텔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라 그런지 엄청 맛있었다.

카메라를 들쳐메고 구글맵을 따라 해안가로 향했다. 깎아내린듯한 절벽과 해안도로, 태평양 바다가 멋지게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사진을 몇 장 찍은 후 해안도로를 따라 한참을 걷다가 케네디 파크로 돌아왔다. 리마에서 보내는 시간이 짧아 아쉬웠는데 아침 운동삼아 한 시간만에 가이드북에 있는 걸 대충 보고 돌아오니 뭐랄까, 밀린 숙제를 마친 기분이다.

다소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어쨌든 유심칩도 사고 환전을 마친 후, 리마에서 만나 함께 와라즈로 넘어가기로 했던 동행분께 카톡연락을 해 보았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오후 3시 버스를 타고 떠나는 줄 알고 있었는데, 우리가 타기로 한 버스는 오후 1시반 버스였다. 게다가 나는 티켓조차 예매해 두지 않은 상황... 부랴부랴 버스 터미널로 가서 티켓을 사려 했으나 오늘 와라즈로 떠나는 버스 좌석은 모두 매진이라는 대답을 들을 수 밖에 없었다. 택시를 타고 다른 회사 터미널에도 가보았으나 좌석을 구할 수 없었다.

약간은 황당했지만, 이미 어쩔 수 없는 일, 한참을 고민하다 동행분께 양해를 구하고 먼저 이카로 떠나기로 결심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리마 시내 관광이라도 좀 더 하는건데... 아쉬운 맘이 끓어 올랐지만 간신히 멘탈을 부여잡고 오후 2시반 이카행 티켓을 사서 버스에 몸을 실었다.

사실, 이번 여행은 일정에 너무 얽매이고 싶지 않아서 숙소나 교통편을 그때그때 해결하기로 하고 무작정 떠난 것이었다. 그치만 이렇게나 빠른 시기에 일정이 어긋나기 시작할 줄을 꿈에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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