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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윤석 Jul 24. 2022

원칙과 정확함이 기적을 만들어 내다

이순신 장군의 메타인지 및 자기성찰

이순신 장군은 얼마나 원칙과 정확함을 추구했던 사람일까? 난중일기를 보다가 보면 아래와 같은 대목이 자주 나온다.


“뒷날 대략 적었다.”


필자도 일기를 쓰는데 가끔 몇 일전 일기를 쓸 때가 있다. 그날 바빠서 몇 일 전의 일을 복기해서 쓰는 경우가 많은데 그 날짜로 그냥 적는다. 그런데 이순신 장군은 달랐다. 그날 쓴 것이 아니면 “뒷날 대략 적었다”라는 표기를 해 놓는 대목이 자주 발견된다. 이순신 장군의 철두철미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순신 장군의 일생을 보면 답답할 듯이 원칙을 지키고 그로 인해 피해를 본다. 병조판서가 서출인 자신의 딸을 이순신 장군에게 첩으로 주려고 하자 어찌 권세있는 집안에 의지하여 출세하려고 하겠는가 하면서 거절을 했다. 병조 정랑 서익이 자신의 친구를 서열을 무시하고 추천할 때 반대하며 뜻을 굽히지 않았고, 이로 인해서 좌천이 되는 어려움을 겪었다. 또한 같은 덕수 이씨인 이조판서 이율곡이 만나고자 했을 때도 종친으로는 만날 수 있지만 공적으로는 만날 수 없다고 거절하였다.


그리고 정유재란 때 한양으로 끌려와 고문을 받고 옥에 갇혔을 때, 누군가 뇌물을 바치면 빠져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하자, 이순신 장군은 죽으면 죽었지 도리에 어긋난 일을 할 수 없다며 거절했다.


그런데 이런 이순신 장군의 행동에는 반작용이 반드시 있었다. 류성룡의 징비록을 보면 서익의 성격이 보통이 아닌데 당당하게 맞서는 이순신 장군의 모습을 통해서 사람들 사이에서 이순신이라는 이름이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하워드 가드너의 다중지능이론을 보면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는 능력을 자기성찰지능이라고 한다.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이해하는데 뛰어나며 자신과 관련된 문제를 잘 풀어내는 능력이며, 자기를 다스리고 자존감을 유지하고, 자기가 처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다.


예전 TV에서 본 한 다큐멘터리에서는 여러 분야의 성공한 전문가들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각자 전문지능을 하나씩 보유하고 있었지만 또 하나 자기성찰지능(자기이해지능)이 모두 높게 나온 것을 보았다. 한 분야의 대가가 되려면 자기성찰지능이 높아야 한다는 것이다. 요즘 인지심리학 분야에서는 이렇게 자신을 객관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인식이나 인지능력을 메타인지라고 표현한다. 메타인지가 높은 사람이 성공적인 인생을 산다는 것이다.


이순신 장군은 일기나 삶을 관찰해 볼 때 항상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노력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 자기성찰지능이 누구보다도 높았을 것이다. 이러한 능력이 올바른 의사결정을 하게 하고 뛰어난 업적을 만들어낸 근원이 아닌가 한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얼마나 객관적인가? 자기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는가? 이런 질문에 떳떳할 때 우리도 보다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사진 : 이순신 난중일기 및 서간첩 임진장초. 문화재청

국보 제76호 이순신 난중일기 및 서간첩 임진장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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