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한 나를 미워하지 않기로 했다

솔직한 고백이 주는 위로

by 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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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의 유튜브 채널을 종종 본다.
게스트에게 짧은 쪽지를 써 주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
한 마디 한 마디가 참 예쁘다는 생각이 들어 이 사람은 어떤 책을 쓰는 사람일까, 궁금해졌고 그렇게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책을 다 읽고 난 뒤, 나는 조금 우울해졌던 것 같다.

글이 솔직해서였고, 그 솔직함이 슬픔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그와 동시에 이상하게도 책을 덮으면서는 위로를 받았다는 감정이 함께 남았다.

맛깔난 비유들 하나하나가 오래 마음에 남았고, 그래서 이 책을 추천하고 싶어졌다.

우울함을 느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나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말이
겸손의 너스레가 아니라 실제로도 그렇게 믿어서
실패할 때의 데미지가 작았으면 좋겠다.
성공이 어색하고 실패가 익숙하면 좋겠다.
시도해온 일들보다 도전해볼 다음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
무엇보다도 그런 마음으로 열심히 살다가
내가 나이가 들어 더이상 그렇게 생각하지 못하는 때가 왔을 때
그 이유를 싱겁게 나이나 세월에서 찾지 않았으면 좋겠다.
더 이상 설레지 않는다는 것을 인생의 패배로 여기지 않았으면 좋겠고
도전할 힘도 용기도 없는 것을 굴복으로는 더더욱 여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요즘 주변에서 종종 이런 말을 듣는다.

어떻게 그렇게 여러 가지를 도전하며 사느냐고.

정작 본인은 아무것에도 관심도, 의욕도 없다고 말하며 설렘을 느끼지 못하는 스스로가 답답하다고 털어놓는다.

하지만 삶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아무도 모른다.
설렘이 잠시 사라졌다고 해서 그걸 인생의 패배나 굴복으로 여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는 대부분 회사 생활만으로도 충분히 열심히 살아가고 있으니까.
그래서 이 문장이, 요즘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위로처럼 느껴졌다.


"누군가에게 실망감을 안겨 주었을 때
내가 먼저 해야 하는 것은 기대에 못 미친 나도
나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잘 나온 사진만 내 얼굴이 아니듯이
기대에 부응한 나만 내가 아니라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
실수했을 때의 나를 부정하면 앞으로 실망할 일만 있다."


이 문장은 실수했을 때 나 자신을 지나치게 자책하는 나에게 하는 말 같았다.
이미 지나간 일인데도 나는 늘 과거의 나를 붙잡고 반성하느라 바빴다.

그러다 보니 스스로를 사랑하기 어려운 순간들이 종종 찾아왔다.

하지만 나 자신인데, 나를 부정하면 결국 나만 힘들어진다.
요즘은 실수하는 나도 조금씩 껴안아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내 열등감을 감추기 위해 상대방에게 상처를 줘놓고 들킬까봐
화가 난 척한 적이 있다. 끝내 사과하지 못했다.
남들은 모를 거라 생각해서 사실 나는 멋진 사람인 척
주변과 스스로를 속였던 적도 있다.
지나고 보니 그때 모두가 알았다. 내가 부족한 사람인 것을.
그런데 나 빼고 모두가 모른 체 해 줬다."


이렇게까지 솔직하게 고백할 수 있다는 용기가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나 역시 비슷한 생각을 해본 적은 있었지만 그 누구에게도 말해본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부족한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을 겪는다.
그런 내가 있었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멋진 사람 아닐까.
그러니 그런 모습 앞에서 너무 부끄러워하거나 자책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하는 말들로 나를 판단할 거라고 생각하니
말들을 점점 더 오래 고르게 돼요.
그리고 어렵게 고른 말들도 의도와 다르게 전달되는 것을 보면
세상이 미워질 때도 있습니다.
왜 사람들은 모든 분야에 별점을 매기려 들까요.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별점의 기준이 되니까
좋아하는 것을 좋아할 수 없게 됩니다."


나 역시 타인의 시선을 많이 의식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어떤 말이든 쉽게 꺼내지 못하고 늘 한 번 더 생각하게 된다.
혹시 이상하게 보이지는 않을지, 말이나 취향, 태도까지도 계속해서 점검하게 된다.

특히 요즘의 인터넷 세상은 그 고민을 더 크게 만든다.
그래도 최근에는 조금씩 용기를 내보려 한다.
미움을 받을 용기.


이 책이 여러분에게도 공감이 되고, 위로가 되는 책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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