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이야기 집합소 2편
이번 편에서는 같이 근무했던 군인분들에 관한 이야기도 하고 싶다.
직접 내가 경험해 보지는 못했지만,
눈으로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군인이라는 직업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직업군인에 대해 편견이 가득한 사람이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직업군인과의 기억이 별로 좋지도 않고,
사람들이 군인에 대해 가지고 있던 편견에 자연스레 물들어 있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경험이 인생의 자산이라고 생각하는 나로서,
직접 경험해 보지 못한 직업군인이라는 '직업'에 대해 편견을 가진 건 별로 좋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우선, 훈련에 관한 기본적인 이야기만 간략하게 들어도 정신력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기초 체력 훈련부터 헬기 레펠 훈련까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만큼, 얼마나 큰 노력을 했을지 새삼 다르게 보였다.
나를 아는 그 친구들에게 말한다 생각하니 오글거리기도 하지만,
'이렇게 든든한 친구들이 우리를 지켜주고, 애쓰고 있구나' 싶었다.
역학조사를 업무 하는 동안에도 그 모습은 변함이 없었다.
하루는 방문해야 할 경유지에 연락이 닿지 않았음에도 방문한 적이 있었다.
한창 코로나로 사람들이 민감할 때라, 경유지 측에서는 우리에게 매우 화를 냈다.
당연히 업주 입장이기도 해봤기 때문에 이해는 했지만,
나도 당연히 해야 할 의무를 할 뿐인데 한 소리를 듣고 있는 그 상황이 착잡했다.
한 소리를 듣던 도중에 같이 간 군인분이 전화를 연결했지만 받지 않아 해야 할 일을 하러 왔다고
나를 대신해 화를 냈다.
처음에는 굳이 왜 그렇게 일을 키우려고 화를 내나 싶었지만,
이유를 듣고 정말 고맙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지원이 끝나면 그만 보겠지만, 역학조사 하러 다른 분들이 오게 되면 또 이렇게 그분들께 화를 내고 소리칠까 봐."
역학조사에 한창 민감한 시기였다 보니, 우리가 걱정됐나 보다.
옆에서 지켜본 사람으로서 이야기하자면, 모두 누구보다도 사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일했다.
역학조사원들은 추가 근무를 하면 수당이라도 받지만, 군인분들은 그저 지원 나온 거라 특별히 얻어가는 것도 없었다.
그럼에도 함께 즐겁게 같이 고생해줘서 너무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