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몸소 경험해 보기 전까지는 모른다.
가장 오래 일했던 곳에 대한 에피소드를 풀기 전에,
짧게나마 경험해봤던 일들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1) 여러 대기업 회사 제품들의 외국인 사용자의 후기를 번역하는 업무를 했었다.
대기업 소속으로 업무를 맡아서 한 건 아니었다.
이쪽 업계에 대해 전혀 몰랐던 터라, 나는 이런 후기를 하나하나 확인하는 대기업들이 신기했다.
또,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고 다양한 후기에 놀랐다.
짧게는 한두줄을 적은 후기부터 과장해서 말하면 논문처럼 적혀있는 후기도 있었다.
2) 학습 베이비시터를 일일 알바로 한 적이 있었다.
3살 친구였고, 영어로 말하면서 놀아주는 게 전부였다.
과장 하나 없이 12시간 고깃집에서 일하는 것보다 힘들었다.
아이의 상상력에 맞춰서 놀아주는 게 여간 진 빠지는 일이 아니라는 걸 몸소 깨달았다.
인형을 환자로 생각하며 병원 소꿉놀이를 했었다.
나: (영어)"이 환자는 상태가 괜찮은 것 같아. 퇴원시킬까?"
그러면 아이는 환자가 이렇게 피가 나는데 퇴원을 시키냐고 나를 혼냈다.
이렇게 찍다보면 한 번쯤은 아이가 원하는 환자 상태를 말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한 번도 못 맞췄다.
3) 콜센터는 두 곳에서의 경험이 있다.
우선 한 곳은 홈쇼핑 콜센터였는데, 대기업 콜센터였다.
교육을 받으면서 한 가지 에피소드를 들었는데,
콜센터 직원이 밖에서 손님과의 통화 내용을 이야기하는데 같은 공간에 그 손님이 있어서 항의가 들어온 적이 있다는 에피소드였다.
세상은 역시 좁다라고 다시 한번 느꼈다.
정말 콜센터에서 일하는 것도 똑똑한 사람만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전산망을 고객과 통화하면서 멀티로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게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다.
다른 한 곳에서는 본인 확인 및 주소 확인을 주로 해야 했었다.
생소한 주소를 들었을 때는 여러 번 잘못 듣고는 했다.
여러 번 물으면 짜증이 돌아오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대강 유추해서 주소를 검색하기도 했었다.
확실히 하기 위해서 "용산할 때 용, 맞으실까요~?" 이런 식으로 확인을 하다보니
그 단어 생각하다가 멘붕이 오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이렇게 두 곳에서 일한 뒤로는 나는 거북이처럼 천천히 통화하고는 한다.
4) 대학교 홍보 업무를 맡은 적이 있었다.
나는 한국에서 고등학교와 대학교에 다닌 적이 없었기 때문에 조금 낯선 업무였다.
수능이 끝난 고3 친구들에게 우리 대학교에 오라는 식으로 학교에 방문해서 홍보하는 것이었다.
영어로 스피치를 한 적은 있었지만, 한국말로 수능이 끝나 한창 신이 나고 들뜬 고3 친구들을 집중시키는 것도 무척 어려웠다.
그래서 가끔은 사비로 간식을 사서 집중을 시키고는 했다.
그것도 잠시뿐이었지만.
5) 음료를 만드는 일은 못하지만, 포스기 계산과 정리 담당으로 카페에서 일한 적이 있었다.
카페는 한 군데서만 일해봐서 다른 카페 포스기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 계산도 처음에는 놀랐다.
어떤 음료를 이야기하면 어느 카테고리에 속하는 음료인지 골라서
그 카테고리를 눌러야지 해당 음료를 주문내역에 추가할 수 있었다.
초반에 일할 때, 점심시간에 손님이 몰리면 멘붕이와서 여기저기 카테고리를
다 눌러본 적오 있었다.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
편견에 가득차 있던 일들도 직접 해보니,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달랐다.
모든 직업과 육아하시는 분들은 존경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