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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랑 Apr 09. 2024

나, 문제 있는 걸까?

< 욕구를 찾아가는 중입니다.>



“어디 가고 싶은 곳 없어?”

“글쎄”

“뭐 먹고 싶은 거 없어?”

“딱히 없는데”     


남편과의 대화 후 현타(현실자각타임)가 온 것은 몇 년 전 겨울.

문득, 내가 너무 욕구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에 있으면서도 다른 곳을 꿈꾸는 역마의 기운이 가득한 나의 남편.

늘 먹고 싶은 게 넘쳐나는 A, 이걸 배우면서도 다른 걸 배우고 싶어 하는 B.

늘 사고 싶고 갖고 싶은 게 많은 C. 


모든 건 상대적인 경우가 많다 보니, 내 주위 사람들과 내가 조금은 다르다고 느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내 주변인들은 욕구도 많고, 욕구가 생겼을 때 그걸 바로바로 해소하려고 한다. 

어쩌면 그들은 삶에 대한 적극성이 높아서 일수도 있고, 자신의 욕구에 그만큼 충실하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그렇다면 욕구란 무엇일까?

메슬로우는 인간의 욕구를 5단계로 분류했다.
















첫 번째는 생리적 욕구다.

숨 쉬고, 먹고, 자고, 입는 등 우리 생활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요소들이 포함된 단계이다.


두 번째는 안전욕구다.

신체적, 감정적, 경제적 위험으로부터 보호받고 싶은 욕구를 말한다.


세 번째는 소속과 애정의 욕구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은 욕구, 어느 곳에 소속되고 싶은 욕구, 친구나 가족을 만들고 싶은

욕구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네 번째는 명예욕이나 권력욕 등을 나타내는 존경 욕구다.

존경 욕구 중 더 높은 욕구는 역량, 통달, 자신감, 독립심, 자유 같은 자존감이다.


다섯 번째는 자아실현의 욕구다

메슬로우는 자아실현의 욕구를 인간이 가지는 최고 수준의 욕구라고 강조한다.

모든 단계들이 기본적으로 충족되어야만 이뤄질 수 있는 마지막 단계로 자기 발전을

이루고 자신의 잠재력을 끌어내어 극대화할 수 있는 단계라 주장했다.


‘아, 나도 욕구가 없는 건 아니구나’ 처음엔 안도했다. 

안전에 대한 욕구나, 소속감에 대한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 등이 어느 정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충분하지 않았다. 어쩌면 이것은 또 다른 문제일지도 몰랐다.

그즈음 나는 매일 밤 알 수 없는 공허함에 시달렸고, 매사에 흥미를 잃어가고 있었다.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도, 딱히 그런 이슈도 없었지만 힘들었다.

맞다. 나를 가장 힘들게 하는건 자신이었다.

알면서도 나는 애써 외면했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나는 뭔가를 놓치고 살았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생각이 꼬리를 물며 사유의 시간이 깊어지면서 ‘나에게 집중하고 싶다, 내 삶을 확장하고 

싶다’라는 욕구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사람은 고쳐 쓰는 거 아니라는 말을 많이 한다.

그만큼 고착화되어 있는 기존의 습관이나 성질들이 쉽게 변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소소한 변화는 가능하지 않을까?

나에 대한 솔직한 인정, 나에 대한 관심.

그렇게 시작해 보면 어떨까?'

그렇게 마음을 먹고 나니, 무엇을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좋았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나를 칭찬해 주기로 했다.

내 역할을 잘 해내기 위해 부던히 노력해왔던 시간들.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한 시간들.

어느 하나 진심이 아닌 것은 없었다.

하지만, 나 자신에게만큼은 그만큼 다정하지 못했던 거, 그건 미안했다.


그렇게 시작된 나의 욕구 찾기가 내 안에서 꿈틀꿈틀. 

잠자고 있던 것들을 깨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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