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든 내 마음의 벽

상대의 마음을 입어보는 순간

by 캡틴판양

내가 만든 내 마음의 벽.

아마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건 그 벽을 허무는 일일지 모른다.

“마음만 먹으면 된다”라는 말을 쉽게 하지만, 정작 내 마음을 움직이는 건 언제나 가장 힘든 숙제다.

내 마음이 나를 가두고, 결국 내가 만든 벽에 내가 먼저 막혀버린다.


내가 아는 한 후배 이야기
겉으로 보기엔 사업도 잘하고, 아이 셋도 헌신적으로 키우며, 남편 뒷바라지까지 완벽해 보였다.
그러나 그 부부 역시 다툼이 잦고, 서로 다른 생각으로 벽을 느끼며 결국 전문의를 찾아 부부 상담을 받게 되었다.


상담 자리에서 부인은 목소리를 높였다.
“제가 돈도 벌고, 아이들도 잘 키우고, 남편 술 마시러 나가도 몇 시에 들어오냐고 전화하지 않고

하는데 남편은 대체 뭐가 불만인지 모르겠어요!”

그러자 상담 전문의가 조용히 물었다.
“살면서 남편에게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말한 게 몇 번이나 되나요?”

부인은 잠시 멈칫했다.
“신혼 초엔 했죠. 그런데 굳이 꼭 말해야 하나요? 해가 갈수록 미운 날이 더 많고, 욕하기도 바빴는데요…”

전문가는 고개를 저었다.
“남편은 대단한 걸 바라는 게 아니에요. 따뜻한 진심 한마디가 그의 어깨에 날개를 달아줍니다.

못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거예요.”


그날 상담이 끝나고 부인은 남편의 손을 꼭 잡고 말했다.
“당신, 진짜 고마워. 그리고… 사랑해.”

순간 남편은 대성통곡했다.

겉으로는 묵묵히 일하고 아이들을 챙기며, 늘 성실히 살아왔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는 늘 허전함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토록 듣고 싶었던 건 거창한 칭찬도, 대단한 보상도 아니었다.
단지 “고마워”와 “사랑해”라는, 그 짧지만 진심 어린 확인이었다.
그 세 글자가 남편의 마음에 오래 묵은 서운함을 녹여내자, 참아왔던 눈물이 한꺼번에 터져 나온 것이다.


살다 보면 우리는 대부분 ‘내 입장’에서만 말한다.
부부 사이든, 동료 사이든, 친구 관계든 마찬가지다.
“나는 이렇게 했는데 왜 저 사람은 몰라줄까” 하는 억울함에 갇혀, 정작 상대의 마음은 들여다보지 않는다.

실제 상담 현장에서도 그런 일이 자주 벌어진다.
많은 사람들이 상대의 잘못만 늘어놓다가, 역할을 바꿔 상대방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해보는 순간 울컥하며 깨닫는다.
“아, 내가 몰랐구나. 저 사람도 나만큼 힘들었구나.”

결국 진짜 변화는 ‘내가 옳다’는 자리에서 한 발 내려와,
‘상대의 마음을 입어보는 순간’ 시작된다.

사랑해, 고마워, 미안해.
그 짧은 말들이 어려운 이유는 못해서가 아니라,
내 마음이 아직 상대의 자리에 서지 못했기 때문이다.


살면서 제일 큰 장애물은 결국 내 마음이다.
넘을 수 없는 벽이 아니라, 내가 세운 벽일 뿐.
그 벽을 넘어서는 순간, 삶은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결국 해답은 단순하다.
역지사지(易地思之), 측은지심(惻隱之心).
내가 상대의 자리에 서 보고, 그 마음을 가만히 헤아리는 순간
미움도, 다툼도, 심지어 이별도 줄어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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