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안전벨트

by 캡틴판양

벌써 아스라이 멀어져 가는 30년 전

아침 출퇴근길, 나는 MP3에 댄스가요를 다운받아 고막이 울릴 정도로 볼륨을 키워 듣곤 했다.
둠칫둠칫, 내 옆을 지나던 사람도 들을 만큼 크게 울려 퍼졌다.

특히 한여름 밤, 퇴근길에 듣는 댄스가요는 하루의 피곤함을 날려주었다.
그날도 어김없이 이어폰을 꽂고, 볼륨을 최대치로 올렸다.

늘 그렇듯 무심코 집 앞 차도를 건너던 순간, 길 건너편에 있던 경찰이 나를 붙잡았다.

“무단횡단 하셨어요. 신분증 주세요.”

실랑이를 벌이던 그때, 멀리서 엄마가 뛰어오셨다.
경찰과 함께 있는 나를 보고 놀라셨나 보다.

“왜 그래?”
“내가 무단횡단 해서…”
“아고, 죄송합니다. 앞으로 절대 그런 일 없을 거예요. 오늘만 봐주세요…”

엄마까지 나서자 경찰관은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본인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무단횡단은 하지 마세요.”

그렇게 나는 ‘엄마 덕분에’ 위기를 모면했다.


세월이 흘러, 스물일곱 살에 나는 초록색 중고차 ‘엑센트 유로’를 손에 넣었다

가끔 엄마를 태우고 드라이브를 했다.

어느 날, 우측 커브를 돌자마자 경찰이 나를 멈춰 세웠다.

“안전벨트 미착용입니다.”

나는 깜짝 놀라 허겁지겁 벨트를 매고 창문을 내리며 말했다.
“저는 맸어요… 저희 엄마가 안 맨 거예요?”

내가 그 말을 내뱉자,
순간 엄마도, 경찰도, 나도 모두 당황했다.
러나 경찰은 허허 웃으며 “다음부터는 꼭 착용해주세요”라며 그냥 보내주셨다.


❤️ 그땐 몰랐다.

엄마는 늘 내 인생의 안전벨트였다는 걸.

다치지 않도록, 조용히 감싸주던 그 말 속에 언제나 사랑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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