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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아부지 Aug 29. 2022

사랑의 감정을 아낄 필요가 있을까?

표현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그 감정

내가 사랑을 받고 있구나 하고 느낄 수 있는 순간이 있다.


배우자로부터 따뜻한 말 한마디,

자고 있을 때 이불을 덮어주는 부모님,

힘이 드는 날 말없이 꼬옥 안아주는 연인의 품,


많은 순간들로부터 우리는 사랑받고 있음을 느낀다.


반대로 사랑을 주고 있는 느낌은 어떨까?


배우자에게 건네는 따뜻한 말 한마디,

자녀가 자고 있을 때 이불을 덮어주는 그 순간,

힘이 들어 울고 있는 연인을 말없이 꼬옥 안아주는 순간,


과연 전달이 잘 되었을까?


아낌없이 주는 것이 사랑이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서로 그 감정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연인들끼리 싸우는 이유 중 하나가 이것이다.


주는 사람이 느끼는 감정과 받는 사람이 느끼는 감정이 다를 경우.


충분히 줬다고 생각하지만,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낀다.


사랑이란 그런 것이 아닐까.


정도를 측정할 수 없으며 정확히 표현해낼 방법이 없다.


특히나 경상도 남자인 나는 표현이 서툴러 아내에게 혼나곤 한다.


아내의 그 기분을 이해하기 힘들었다.


나는 충분한 사랑을 준 것 같았기 때문이다.




아이를 키우면서 문득 궁금해졌다.


아이는 아빠가 자신을 사랑한다고 느낄까?


말로써 본인의 의사를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에 행동으로 유추해 볼 수밖에 없다.


아내와 아이가 놀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아내는 참 많은 표현을 한다.


엄마가 우리 딸 많이 사랑해요~


주말에 집에 있자면 하루에도 수십 번 표현을 하고, 아이 또한 엄마를 안던가 뽀뽀를 하며 사랑받고 있음을 표현해 준다.


그런데 정작 나와 놀 때는 그렇지 않다.


아빠가 우리 딸 많이 사랑해요~

아내의 말을 따라 해 보지만 시큰둥하다.


결국은 빈도수와 행동의 차이가 아닐까.


조금 더 과하게 행동하고 더 많이 표현을 하는 날이면 아이가 나에게도 사랑을 표현해 준다.


점점 아빠가 되어간다고 느낄 때가 나도 모르게 딸에게 나의 사랑을 표현하고 있을 때다.


경상도 남자인 내가 할 수 없었던 그런 행동들.


아내에게도 한 번씩 해보지만 손발이 오그라 든다며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함정.


가끔은 아이가 내가 주는 사랑을 느끼고 있는가 의문이 든다.


한 번씩 아이와 손을 잡고 길을 걷고 있으면 밑에서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질 때가 있다.


가던 길을 멈추고 아래를 바라보면 아이가 함박웃음을 지으며 나를 바라보고 있다.


아직 말은 하지 못하지만 그런 순간에 말하고 있지 않을까?


아빠 사랑해요


더욱 많이 표현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사랑의 감정을 아낄 필요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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