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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아부지 Sep 26. 2022

블로그가 미워지려 한다

블로그든 브런치든 본질은 글쓰기다

블로그에 쓰지 못하는 네이버 블로그 이야기입니다.




지난주에만 160분이 내가 운영 중인 네이버 블로그에 서로 이웃 신청을 해 주었다.



나는 현재 블로그를 운영한 지 11개월이 지났고, 내가 먼저 이웃을 늘려보고자 생각한 것은 7월쯤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나마도 약 60여분께 먼저 신청을 드렸고, 글 하나하나 읽어보고 정말 나와 관심사가 일치한다면 신청을 드렸다.


어느덧 이웃수가 1,000명이 넘어가자 서로 이웃 신청이 폭발적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더 흥미로운 점이 무엇인지 아는가?


내가 좋은 글을 쓴 날 나에게 서로 이웃 신청이 많이 들어오는 것이 아니란 것이다.


유명 블로거가 글을 쓴 날, 내가 그 글에 공감을 누르면 서로 이웃 신청이 폭발적으로 들어온다는 것이다.


네이버 블로그가 그렇다.


어느 정도 운영을 하다 보면 애드 포스트를 달수 있고 블로그를 통해 수익화를 이루어 낼 수 있다.


내가 쓴 글에 광고가 붙고, 광고를 사람들이 보거나 클릭하면 수익이 발생한다.


그 수익을 매일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조건이 생기다 보니 조회수나 방문자 수를 신경 쓰지 않고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거기다 블로그를 하다 보면 수익화를 위한 방법을 담은 전자책을 수없이 찾아볼 수 있다.


그러한 책들이 하나같이 말하는 것이 바로 ‘적극적인 서로 이웃 추가’이다.


블로그를 처음 세팅한 사람들이 이러한 글을 보고 많은 블로그들을 돌아다니며, 그 글에 달려있는 공감 목록을 펼쳐서 무작위 하게 서로 이웃 신청을 보낸다.


정말 내 글이 읽고 싶어서, 나와 소통하고 싶어서 내게 서로 이웃 신청을 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심지어 이웃 신청을 본인이 먼저 해 놓고는 며칠이 지나면 이웃 삭제를 하는 사람이 있다.


나도 그런 사람은 쫓아가서 삭제를 하지만, 놀라운 것은 며칠 혹은 몇 주 후 다시 나에게 서로 이웃을 신청한다는 것이다.


정말 양심이 있는 것인지, 이런 사람들을 보면 정말로 블로그 판을 떠나고 싶다.


그럼에도 나 스스로가 부끄러운 점은 그렇게라도 나도 이웃을 늘리고자 하는 마음에 모든 서로 이웃 신청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나는 경제/비즈니스로 블로그 관심사를 설정하고 대부분 경제/비즈니스에 대한 나의 생각을, 그리고 일상에 대한 나의 고찰을 포스팅하고 있다.


그런데 서로 이웃이 들어오는 대부분의 이웃들은 맛집, 여행, 소통을 위한 소통 글 등 내가 관심 없는 분야다.


블로그를 하면서 처음으로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생각마저 들었다.


나의 생각을 풀어낸 글을 공감해 주고 댓글로 소통하는 진짜 이웃분들도 물론 계신다.


그렇지만 글은 읽지도 않고 공감만 툭 찍어놓고 지나가는 이웃이 더욱 많다.


그래서 이 수많은 이웃을 관리하기가 벅찬 지경에 이르렀다.


글 쓰는 것이 좋아서, 마음 맞는 이웃들과 소통이 좋아서 시작한 블로그가 이웃들로 인해 지쳐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블로그를 키우겠다는 생각에 오늘도 수많은 서로 이웃 신청을 받아내고 있다.


20% 정도만이 내 글을 보고 유입되는 것 같다.


물론, 이웃을 막고 공감 기능을 막을 수 있지만 앞에서 말했듯이 나 또한 블로그를 키우는 입장이고, 실제 진짜 이웃이 이를 통해서 들어오고 있기에 쉽게 막을 수는 없다.




지난주 시간이 조금 남아 이웃들을 다시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결국은 돌고 돌아 원래 보던 이웃들만 남게 되더라.


그리고 최근에 많은 관심이 가는 블로거의 글들을 다시 읽었다.


정말 따뜻함이 느껴지는 그녀의 글에서 다시 한번 힘을 얻을 수 있었다.


그녀는 매일 글을 발행하지 않지만 그 점이 내게는 더 매력적이랄까.


언제 글을 올려줄지 기다려지는, 글을 올리면 웹툰을 몇 화를 모아서 아껴 보듯 글조차 아껴 읽고 싶은 그런 블로거다.


나 또한 다른 이에게 그런 블로거이고 싶다는 생각이다.


초심을 잃지 말고 본질인 글쓰기에 힘을 쏟자.





브런치가 깔끔한 점은 반대로 수익화가 되지 않는 점에 있다.


구독자 수에 연연할 필요도 조회수에 연연할 필요도 없다.


그냥 나는 내 글을 꾸준히 써 내려갈 수 있어서 좋다.


블로그든 브런치든 그 본질은 글쓰기에 있다.


좋은 글을 쓰지 않는 블로그가 이웃수를 왕창 늘린다고 해서 얼마나 오래갈 것인가 생각해 보면 답은 간단히 나온다.


더욱 본질에 충실하자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알맹이는 없고 껍데기뿐인 블로거가 되지 않기 위해서.


속이 꽉 찬 블로거가 되자, 그리고 작가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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