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야 뼛속까지 공대생
20개월 아이가 아빠 가라! 를 외치며 아빠를 거부하는 과정 중에 이를 극복하기 위한 아빠의 노력을 연재하는 매거진입니다.
나는 스스로가 뼛속까지 공대생이라고 주장하고 다닐 만큼 공대생의 마인드가 머릿속에 깊이 박혀 있다.
눈이 녹으면 당연히 물이 되고 봄이 온다는 문과생들의 대답에 콧방귀를 뀌기 마련이다.
내 반응도 다를 바 없다.
반면 아내는 문과생이다.
공대생 아빠와 문과생 엄마가 아이를 대하는 태도는 어떨까.
감수성이 부족한 공대생은 아이에게 공감해주지 않고 감수성이 풍부한 문과생은 아이에게 격하게 공감해 준다.
공대생의 삶은 그렇다.
정답이 있는 문제들을 가지고 정답을 찾아가는 공부를 해 왔다.
1 + 1 = 2
이보다 명확한 답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심지어 나는 대학 시절 몇 개 듣지 않은 문과 수업 (경제학이었나..)에서 오픈북 시험을 쳤는데, 책에 있는 내용만 그대로 베껴 적고 나와 낙제를 받은 적도 있다.
공대생에게 서술식 답은, 적응이 어렵다.
반면 정답이 없는, 서술식 답만이 있는 영역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육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이의 행동을 보고도 엄마와 아빠의 반응이 다르다.
아이가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행동을 하고 있으면, 나는 아이를 달래며 논리적인 설명을 하고 앉았다.
반면 엄마는 아이의 마음을 이해해주며 그 상황에 대한 공감을 해주고 있다.
아이가 잠에 들지 못해 힘든 날도 마찬가지다.
나는 아이에게 오늘 자야 하는 이유를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있었다.
엄마는 아이의 마음을 공감해 주며, 잠을 잘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아이의 입장에서는 누가 더 좋을까?
답은 어렵지 않은 곳에서 찾을 수 있다.
그리고 나의 등짝은 언제나 아내의 스매싱이 내려 꽂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