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어 가는 것
지난주 퇴근길에 뒤에서 앰뷸런스 한 대가 달려왔다.
사이렌까지 키고 큰 소리를 내며 달려왔던 터라 대부분의 차량이 흡사 모세의 기적을 보이듯 좌우로 갈라서며 중앙에 길을 터 주었다.
그 상황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던 나의 감동을 깨뜨린 것은 택시 한 대였다.
좌우로 갈라서며 열린 중앙의 길로 앰뷸런스보다 앞서서 택시 한 대가 지나간 것이다.
택시 기사 입장에서야 뚫린 길을 이용해서 빠르게 지나간다면 적게는 몇 백 원에서 많게는 몇 만 원의 수익을 더 빠르게 올릴 수 있겠지만, 앰뷸런스에 타고 있는 사람은 그 일분 일 초로 인해 생사의 갈림길을 넘나들고 있을 수도 있다.
얼마 전 읽었던 글이 생각났다.
직업에 귀천이 있겠냐마는 그 귀천이라는 것을 스스로 만들어 내더라
어릴 적부터 우리는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배운다.
신분이나 일 따위의 귀함과 천함
- ‘귀천’의 사전적 의미
직업에 귀함과 천함이 어디 있겠는가.
모두가 먹고살기 위해 하는 것이 일이고 가지는 것이 직업이다.
그리고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최선의 직업을 선택하게 되는 것이지 누구인들 힘들 일을 우선적으로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다.
소위 말해 3D (Difficult, Dirty, Danger) 직종이라 불리는 직업에 종사해 주시는 분들이 계시기에 지금의 우리 삶이 편리한 것 아니겠는가.
누군가는 모두가 기피하는 일을 해주고 있기에 감사함을 느껴야 하는 것이고 그것이 우리가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배우는 이유이다.
오랜 가르침 덕분일까 사회의 대부분 사람들이 직업에 귀천이 없음에 동의하고 감사함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나 또한 동의하고 감사함을 느낀다.
그런 ‘직업’이지만 그 직업의 귀천을 오히려 스스로 만들어 내고 있다는 말에 부정할 수 없었다.
말하기 조심스러운 부분이긴 하지만 대부분의 대중이 가지고 있는 인식은 택시는 조금 험하게 운전을 한다는 것이다.
그런 인식은 위에서 내가 겪은 일화와 같은 일들로 조금씩 대중들에게 쌓여가고 있는 것이다.
사람 된 바탕과 타고난 성품
- ‘품격’의 사전적 정의
품격.
우리는 각자가 가지는 ‘품격’을 스스로 만들어 가고 있다.
매일 보세 옷만 즐겨 입는 내가 가끔 결혼식과 같은 행사 참석을 위해 브랜드 의류를 걸치면 스스로 행동거지가 바뀐다.
조금 더 품위 있게 행동하게 되는 것이다.
소위 말해 명품을 들었기에, 마음가짐마저 명품이 되는 것이다.
직업에 있어서 또한 마찬가지 아닐까.
의사와 같은 직업에 대해서는 귀한 직업이라는 인식이 있을 것이다.
희소성 때문이 아닐까.
그 직업을 가지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또 직업의 자릿수가 그리 많지 않음을 잘 알고 있기에 더욱 귀한 직업이란 생각을 갖는 것이다.
그런 사회적 인식 때문일까, 의사들의 행동거지는 조금 더 품위 있게 행동하게 된다.
물론 도덕의식 없는 의사가 있을 것이고 안전 운행하는 택시 기사가 있을 것이다.
결국은 스스로의 마음가짐이 그 직업의 귀천을 만들어 내는 것이고 품격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품격을 갖기 위해서는 스스로 품위 있게 행동해야 한다.
나 스스로가 가진 직업이 귀한 직업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보는 사람들 눈에도 그렇게 느껴지는 것이다.
스스로 내 직업은 천한 직업이라 생각하고 거기에 맞춰서 행동하면 다른 사람들이 보는 눈에도 그렇게 보일 수밖에 없지 않을까.
나의 품격은 나 스스로가 만들어 가는 것이다.
회사 일을 함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어떻게 행동하냐에 따라서 자신의 품격이 정해지는 것이고 타인이 나를 대하는 태도 또한 바뀔 것이다.
스스로 품격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나의 위치가 어디에 있건 말이다.
품격 있는 말과 행동은 내 삶을 품격 있게 만들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