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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하게 삭제하라!

미남의 완성은 자신감

by 파도 작가


작가님들~ 무명작가 기획출간 성공기 첫 글 '딸아이의 편지' 하트수가 무려 143개를 받았습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 도움이 되고 공감되는 글로 인사드리겠습니다. 목표는 하트수 200개입니다. ^^

>> 아래 글입니다 <<
https://brunch.co.kr/@papafish/258



명절 때 고스톱판이 펼쳐지면 "Two go! 못 먹어도 고!"라는 '명문장'을 만날 수 있다. 나는 이 외침이 출간을 앞 당기는 기가 막힌 문장이라고 생각한다."투고해라! 못 먹어도 계속 투고하라!"라는 의미로 들리지 않는가. 출간을 향한 길은 멀고 힘들지만, 결국 "못 먹어도 고!"라는 외침처럼 계속 써야 한다.


투고를 하기 위해서는 원고가 필요하다. 원고의 시작은 초고이며, 무엇보다 먼저 초고를 완성해야 한다. 나는 이 '초고 완성'이라는 과정 자체가 너무도 힘들었다. 2년 넘게 초고를 쓰며 수없이 포기하고 좌절했다. 특히 회사를 다니면 새벽잠을 쪼개서 써야 했기에, 마음을 붙잡고 꾸준히 써 내려가는 일이 참 어려웠다. 그럴 때마다 내 옆의 물고기들이 나를 포기하지 않게 붙잡아주었다. 결국, 물고기 이야기로 출간 계약까지 할 수 있었으니, 물고기는 내 삶의 일부이자 동력 그 자체였다.


일반적인 단행본 에세이는 최소 45개의 에피소드가 필요하다. 한 에피소드당 HWP 11 포인트 기준으로 A4 두장 정도, 원고지 200자 기준으로는 약 550매 분량이다. (아래는 25.11.11 기준 HWP 1차 퇴고본 문서 분량이다. 현재 퇴고 요청을 기다리고 있기에 요청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 제발~ 이대로 가기를)




책을 쓰려면 하나의 일관된 주제(콘셉트)로 중복 없이 45개의 이야기를 완성해야 한다. 주제가 불명확하거나, 잘 모르거나, 관심이 없거나, 자신의 진짜 이야기가 아니라면 이 여정은 결코 쉽지 않다. 나는 운이 좋게도, '물고기'라는 명확한 주제가 있었기에 분량을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또 다른 문제가 있었다.


한 달 전, 편집장님께 나름 공들인 'HWP 최종 퇴고본'을 보냈다. 그러자 이런 답변이 돌아왔다.


"파도 작가님! 책쓰기는 SNS 글쓰기와는 달라요. 중복되는 표현과 이야기들은 모두 덜어내고 새롭게 다시 써야 해요."


충격이었다. 나름 일관된 주제로 다양하게 썼다고 자부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절망했다. 그리고 또 절망했다.


'책으로 만들기엔 내 글은 여전히 부족하구나'라고 좌절했다. 하지만 이대로 멈출 수는 없었다. 나는 '물고기이야기'를 이제 끝내야 했고, 이 세상에서 이 이야기를 끝낼 사람은 오직 나뿐이라고 믿었다.


편집장님의 조언을 머리에 새기고, 며칠 밤을 새워 읽고 또 읽었다. 전체 원고를 일곱 번쯤 읽자 점점 보이기 시작했다. 중복된 에피소드들이 슬그머니 머리를 내밀었고, 식상한 표현들과 군더더기 단어들이 나를 조롱하듯 속삭였다. "파도! 이런 원고로 책을 낼 수 있겠어? 이게 부끄럽지 않은 글이라고 자부할 수 있겠냐고?"


그때 알았다. 새 글을 쓰는 것보다, 썼던 글을 고치 일이 열 배는 더 어렵다는 사실을. 그 후 2주 동안 눈이 빠지도록 읽고, 큰소리로 낭독하고, 수정하고, 또 수정했다.


책쓰기는 정말 SNS 글쓰기와는 전혀 다른 세계였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책쓰기 5가지 원칙 ]

1. 책 콘셉트를 명확히 해야 하라.(가장 중요)
2. 중복된 이야기는 과감히 삭제하라.(전체를 완성한 후 검토하며 덜어낼 것)
3. 각 에피소드를 하나의 완결된 이야기로 써라.(에피소드 간 이어짐 없이 쓸 것)
4. 불필요한 표현과 문장을 삭제하라. (예: '나는', 감탄사, 식상한 표현과 문장 등)
5. 낭독했을 때 술술 읽히지 않으면 잘못된 문장이다. 그 문장을 꼭 고쳐라. (낭독은 퇴고의 최고기술)



글을 마치며,

아직 퇴고요청이 오지 않았지만 험난한 여정이 예상됩니다. 아마도 이번 주나 다음 주에 오겠죠. 그때 오면 다시 또 열심히 퇴고해 보겠습니다. 오늘도 잠깐 원고를 봤는데, 아~ 또 이상한 문장이 보여요. 참으로 신기합니다. 분명 일주일 전에는 '핸섬한 문장'이었는데 일주일 만에 구멍 숭숭 뚫린 '누더기 문장'이 되었네요.

자자자! 다시 핸섬하게 만들어보겠습니다! 할 수 있다!

"미남의 완성은 자신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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