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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파물꼬기 Jun 11. 2023

짜장면 vs 짬뽕 vs 짬짜면

짜장면 vs 짬뽕 vs 짬짜면


유년 시절 특별한 날에 먹던 짜장면이 생각날 때가 있다. 간짜장도 아니고 그냥 짜장이었다.

짜장면 한가운데에 초록색 완두콩 2개가 생생히 기억난다. 너무나 맛있었다.

(어머님은 짜장면이 왜 싫다고 하셨을까?ㅋ)


며칠 전에 회사 분들과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중국집에 갔다. 요리 1개로 탕수육 대자 2개를 시켰고 각자 먹을 개별 음식을 골라야 하는 순간이 왔다.


내 앞에 앉은 팀장님께서 "중국집은 짜장면이지 ~ 하며" 엄숙한 목소리로 "삼선짜장!" 외쳤다.

그냥 짜장도 아닌 삼선짜장이다. 여기서 "삼선"은 아디다스의 삼선 슬리퍼가 아닌 "고급"이라는 의미다. 면과 짜장이 별도로 고급 지게 나오는 요리라 가격이 더 비싸다.


삼선짜장의 외침이 귀에 전달되는 순간 나의 뇌는

"아 그래 짜장면 집에서는 짜장을 먹어야 돼"라며 순식간에 침이 고였다.


이때 다른 분의 외침이 들렸다.

"이런 흐린 날에는 매콤한 삼선짬뽕이지!"

앗 나의 마음은 폭풍 속 갈대처럼 마구 흔들렸다.

나의 동공은 미치듯이 요동치더니 갑자기 매콤하고 시원한 짬뽕 국물이 목젖을 타고 흘러내리는 것만 같았다. 가슴이 뻥 뚫리는 이 느낌!

(이 정도면 중국집에서 연락와야함ㅋㅋ 홍보 요청)


아 나는 어쩌란 말인가?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보다 더 어려운 결정을 해야 하다니!

귀가 특히나 얇은 나에게는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이때 목덜미에 따가운 시선이 느껴졌다.

주문을 받기 위해 오른손에는 펜과 왼손에는 메모지를 들고 서있는 여종업원이 내 옆에 바짝 다가와 있었다. 눈빛이 "바빠 죽겠는데 ~ 빨리 알려달라고" 라고 말하고 있었다.


결국 난 시원한 국물과 매콤한 삼선짬뽕을 선택했다.

먹을 때는 그래 내가 결정을 참 잘했어 생각했다.

하지만 먹고 나니 아 짜장면도 먹고 싶었는데..라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게 아닌가...




요즘 인기있는 중국집에서는 나와 같은 귀가 얇은 고객의 욕구를 반영하여 "짬짜면"이라는 신메뉴 팔고 있다고 한다.

어떻게 이런 신박한 생각을 다했을까? 용기 자체를 2개로 분리하여 담게 만든 짬짜면은 인류가 만든 최고의 예술작품이 아닐까? (아 왜 침이 나오는 거냐! 아 내가 공복이구나! )


❤️글을 마치며


제목 : 짬짜면


유연한 사고는 맛있다.

짬짜면처럼 살고 싶다.

모든 사람들이 침을 흘리는 글을 쓰고 싶다.

먹고 나서도 계속 생각나는 글이 되고 싶다.

나는 오늘도 짬짜면을 생각한다.



짜장면 vs 짬뽕 vs 짬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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