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다라차트 100일 쓰기 완주 (23.6.1. ~ 23.9.8.)
뜨거웠던 여름이었다.
나와의 싸움은 시작되었다. 그리고 이제 끝났다.
나는 왜 미친 듯이 울어대는 매미처럼 매일 새벽에 일어나 글쓰기를 했는가? 나는 왜 결벽증에 걸린 환자처럼 자가가도 일어나 글을 썼는지 안 썼는지 확인했을까? 스스로 만든 100일이라는 이 감옥에서 출소하는 내가 이제 돌아갈 곳은 어디란 말인가?
오늘도 새벽에 일어났다.
100일 동안 수행한 "인과응보"의 결과다. 여느 때처럼 오늘은 무슨 글을 쓸까 하다가 "그래 오늘이 드디어 100일이구나! 그럼 주제는 100일에 관한 글을 써야지"
그럼 어떤 스타일로 써야 할까? "만다라차트 100일 글쓰기 성공하는 4가지 방법과 핵심전략 아니면 "100일의 시작과 드디어 끝"이라는 제목으로 진솔한 에세이 형태의 글을 써볼까? 아니면 짬짜면처럼 두 개를 섞어서 써볼까?
결국 난 에세이 형태의 글을 선택했다. 왜 그랬을까? 생각해 보니 난 솔직한 나를 더 만나고 싶었다. 네이버님의 눈치를 이제 그만 보고 싶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내 글을 보면 좋겠다는 생각은 변함없다)
모든 일에는 시작과 끝이 있을까?
100일의 시작이 있었고 100일이 끝나는 오늘이 있었다. 그런데 지나왔던 수많은 시간들, 공간들, 기억들, 상념들, 사람들, 고민들이 끝났을까? 아니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걸까?
나는 100일 끝은 질주를 준비하는 기차에 올라타기 위한 행운의 티켓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오늘 기차의 종착역은 어디일지 궁금해하며 기쁘게 기차에 올랐탔다.
나는 특등석에 다리를 쭉 뻗고 맥주 한잔을 먹으며 창밖 흘러가는 경치를 볼 것이다. 그러다가 문득 생각들이 스치면 글을 쓰고 또 쓸것이다. 그렇게 세월이 가면 어느 순간 마지막 종착역에 도착했으리라...
나의 종착역이 나도 참 궁금하다.
감사한 마음
100일 동안 글쓰기를 하며 많은 분들을 만났다. 사실 나는 극소심형의 초내성적인 사람이다. 학창 시절에도 늘 행동도 중간, 성적도 중간, 모든 게 우유부단하고 조용한 사람이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거나 나서서 어떤 일을 한다는 건 나에게 참 버거운 일이라는 걸 나는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인류의 문명이 진화했던 것처럼 나도 변화를 꿈꾸며 사람들에게 다가가려고 노력했다.
100일 동안 1기 기수장 역할을 수행하며 30명의 작가님과 소통을 했다. 매일 새벽에 오늘도 잘 글을 쓰셨는지 확인하고 며칠 동안 글이 안 오려면 걱정되어 안부를 여쭤보기도 했다.
각 매니저님과 기수장님들과는 처음으로 만나 술 한잔도 기울이며 점점 나는 나도 모르게 변해가고 있었다.
부족했던 100일, 많이 도와주시고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한다고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