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빠야 May 12. 2020

대출이시여

[시 또는 짧은 글]


퇴사할 때도 대출을 받았다. 퇴사하면 집에 월급을 줄 수 없으니 퇴사 전 회사 담보 신용 대출을 받았다. 그렇게 몇 달을 버텼다. 그리고 하고 싶은 장사를 시작했다. 장사할 때도 대출을 받았다. 돈이 없어 부모님 집 담보 대출을 받았다. 내 집도 없었다. 처음엔 힘들었지만 다행히 자리를 잡았다. 10년 이상 가게 3개 하며 잘 먹고 잘 살았다. 코로나로 가게 하나를 접었다. 나머지도 어찌 될지 몰랐다. 폐업할 때도 대출을 받았다. 이번엔 회사가 아니라 코로나 정부지원 대출이었다. 이번에도 대출로 버텨야 했다. 학원비와 생활비를 대출로 버티며 뭐라도 해야 했다


다행히 나에겐 또 다른 하고 싶은 일이 있었다. 작가. 또 다른 하고 싶은 일에 희망을 걸었다. 이번에도 잘 될 거다. 설마 아빠가 가족 굶기겠는가. 대출이시여, 그동안 버틸 힘을 주소서.


매거진의 이전글 이제 그런 나이가 됐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