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은 이성을 자연스럽게 만나기 좋은 동호회 추천
"아니 소개팅으로 만나는 건 부담되어서 싫고 좋은 사람은 어디서 만나야 해?"
젊을 때는 어디서든 쉽게 쉽게 이성을 만나던 친구 녀석도 이제는 슬슬 부치는가 보다 싶었다.
"유부남이 그런 걸 어떻게 알겠어? 현역들한테 물어봐야지"
했다가 나의 찬란했던 취미활동의 역사들이 떠올랐다. 물론 이성을 만나기 위해 취미활동들을 해왔던 것은 아니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한 걸음 떨어져서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다. '그 사이에 바뀌어 봤자 뭘 얼마나 바뀌었겠나.'친구에게 내가 아는 한에서 추천을 해주다가 글로 정리해서 써보기로 마음먹었다. 일단 주의할 점은 나는 취미활동으로, 주로 운동 동호회를 많이 했다는 점이다. 5위부터 추천순위 역순으로 썼다.
5. 배드민턴 (탁구 동호회)
배드민턴은 우리나라 운동 동호회(클럽) 중에 가장 활성화되어 있는 종목이다. 그래서 많은 젊은 이들이 꿈(?)을 안고 배드민턴 동호회로 향하곤 한다. 그런데 이 배드민턴 동호회는 생각보다 만만치 않은 곳이다. 실력이 좋은 사람들은 당연히 자신만큼 치거나 더 잘 치는 사람과 게임을 함께 하고 싶어 한다. 그러다 보니 초보자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굉장히 싹싹하게 사회생활을 해야 한다. 하루에 게임 뛸 수 있는 시간은 얼마 없는데, 왕초보와 같이 치면 재미가 없다.
거기에다가 레슨비+셔틀콕비+동호회 운영비+거트비(줄 교체하는 비용)+간혹 가다가 장비 교체 등등 하면 생각보다 매달 돈이 많이 나간다. 초보자는 평균적으로 월 20 정도는 나간다고 본다. 그래서 사회 초년생들이 배드민턴을 취미생활로 버티기가 쉽지 않다. 돈이 생각보다 많이 나간다. 거기에 사회생활 열심히 하고 스트레스 풀러 동호회 갔는데 약간 사회생활의 연장처럼 분위기가 잡혀 있는 배드민턴 동호회도 꽤 많다. 그래서 많은 20-30대는 장비 실컷 구입하고 멋지게, 예쁘게 동호회 왔다가 몇 번 참석하고 다시 동호회에 나가지 않게 된다. 배드민턴 동호회의 주 나이대는 주로 40대-50대 정도이다. 운동 자체로는 정말 재미도 있고 추천하지만 이성을 만나러 가기에는 썩 좋지 않다. 다만, 위에 말한 것처럼 배드민턴은 생각보다 주기적으로 나가는 돈이 꽤 되고 시간과 에너지를 많이 요한다. 그러다 보니 배드민턴을 열심히 치고 계시는 40-50대 분들은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안정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괜찮은 소개팅조차 잘 들어오지 않는 사람들은 여기서 싹싹하게 잘 지내면 소개팅을 꽤 많이 받을 수 있다. 나 또한 지금의 아내를 만날 때(당시 여자친구) 소개팅 제의가 여러 개 들어와서 거절하느라 진땀 뺀 적이 있다. 여자친구가 있다고 회식자리에서 열심히 말하고서야 소개팅 제의가 끊겼다.
탁구 동호회는 배드민턴 동호회와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런데 주 나이대가 배드민턴 보다 오히려 조금 더 높다. 탁구 자체는 의외로 운동도 많이 되고 굉장히 재미있는 운동이지만 이성을 만나러 가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듯하다.
4. 킥복싱(복싱)
보통 킥복싱이나 복싱을 떠올리면 우락부락한 남자들이 땀 뻘뻘 흘려서 체육관에는 땀내로 진동하고 훈련 기합 소리만 울려 퍼지는 곳으로 생각하기 쉽다. 여기까진 얼추 맞는데, 킥복싱(복싱) 체육관에 성비는 의외로 거의 6:4 (남녀) 정도이다.(이것도 체육관마다 다를 것이다.) 왜냐면 킥복싱(복싱)이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라는 방향으로 홍보를 많이 하기 때문에 여성분들이 많이 가입하기 때문이다. 태권도처럼 어린 학생들에 더욱 집중하는 체육관은 좀 다를 수도 있겠지만, 생각보다 20-30대 성인 회원들이 많고 참여도 꽤 활발하다.
3. 도서
도서모임은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어찌 생각하면 1위로 올려도 될 거 같다. 하지만 3위 정도 선에서 둔 이유는 다른 모임들에 비해서 모임마다 편차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독서를 워낙 좋아하는 편이라 더 치열하게 읽어보려고 두 군데 도서 모임을 다녀 보았다. 한 곳은 '책'은 그냥 명분에 불과해 보이는 꽤 큰 규모의 도서 모임이었다. 그곳은 정말 '치정'의 전쟁터였다. 그런데 오히려 거기서 정말 많은 인연들이 맺어지는 거 같았다. 나는 성향이 맞지 않아 두세 번 나가고 나왔는데 그 몇 번 나가 본 사이에도 커플이 생겼다. 반면에 다른 한 군데는 정말 논점이 확실한 도서를 다루고 첨예하게, 치열하게 토론을 하는 소규모 도서 모임이었다. 내가 해본 취미활동 중에 손에 뽑을 정도로 재미있는 모임이었다. 원서를 읽고 토론하기도 하고 온갖 주제에 대해 열띠게 토론했고 덕분에 '같은 주제를 가지고도 이렇게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구나' 하고 깨달았다. 거기서 생긴 인연들은 한동안 상당히 끈끈하게 지속됐다. 그런데 연애랑은.. 큰 상관이 없는 모임이었다.
2. 수영 & 러닝
러닝은 내 전 글을 읽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내가 정말 존중하는 종목이다. 내가 아직도 경지에 이르지 않아서 인지, 운동 중에 가장 하기 싫은 게 러닝이다. 재미도 없고, 힘들긴 힘들고. 그러다 보니 '오늘은 여기까지만 뛰자'하는 유혹은 달리는 동안 초단위로 온다. 그런데 이 모든 유혹들을 이겨내고 꾸준하게 뛰는 사람이라니. 이건 정말 남녀를 떠나서 사람으로서 멋지다. 헬스는 몸이 성장하는 모습이라도 보이고, 다른 운동들은 재미라도 있는데 러닝은 그냥 매 순간 자기 인내만 남아 있는 거 같다. 물론 러닝도 나이키앱이나 런데이앱 등으로 매일 발전하는 자신의 모습을 확인할 수는 있다. 거기에 '러너스 하이'라고 잠시 온몸에 호르몬이 끓어오르는 순간도 오긴 한다. 하지만, 그래도 오랜 시간 계속 뛰고 싶지는 않다. 그런 모든 것을 꾸준히 이겨낸 사람을 만날 수 있는 러닝 동호회. 단점이라면, 나는 여전히 러닝은 혼자서 하는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다른 사람과 함께 뛰는 순간, 내가 생각한 러닝의 의미에서 조금은 벗어나게 되었다. 나 스스로와 대화하며 나 스스로 계속되는 유혹을 이겨내는 고독한 운동에서, 다른 사람의 호흡을 신경 쓰고 다른 사람의 페이스를 의식하며 달리는, 함께 하는 운동으로 바뀌었다. 결국 나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는 점에서는 본질적으로 같지만 느낌이 달랐다. 진짜 날 것의 러닝을 느껴보고 싶다면 혼자 달리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반면, 이렇게 멋있는 취미활동도 하면서 괜찮은 이성도 찾고 싶다 하면 러닝크루에 가입해서 다른 사람과 함께 달려보는 것도 좋을 거 같다.
수영은 '몸매 좋은 사람들만 수영하는 거 아니다'는 걸 강조하려다 '바다코끼리 같은 몸매의 사람들도 수영 날아가듯 한다.' 하는 이야기들이 인터넷상에 우스개처럼 퍼져있다. 그 말은 당연히 맞다. 몸매에 비례해서 수영을 잘한다는 건 전혀 맞지 않는 얘기 같다. 그런데 아침 6시나 7시 수영 가서 수영강습받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다른 집단에 비해 대체로 몸매가 탄탄한 사람들이 많긴 하다.(오히려 헬스장 평균치 보다 좋은 거 같다.) 그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몇 가지 추론해 볼 수는 있다. 매일 자신의 몸매를 여러 사람 앞에서 어느 정도 드러내야 하므로,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자신의 몸매를 신경 써서 관리를 하게 됐을 수도 있다. 또는 매일 수영을 나갈 정도의 사람이라면, 자신의 몸매도 어느 정도 가꿀 정도로 성실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또는 수영이 전신운동이라 몸매 가꾸는 데 도움을 주었을 수도 있다. 어떤 이유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아무튼 수영을 꾸준히 하는 사람들 중에는 외모도, 생각도 멋진 사람들이 많았다.
1. 크로스핏
크로스핏을 1위에 두게 된 건, 나도 쓰면서 약간 의아할 정도였다. 크로스핏은 내가 취미활동 중 가장 짧게 한 종목이었다. 그러다 보니 다른 종목들에 비해 크게 애착을 가진 종목도 아니다. 그럼에도 1등으로 뽑은 이유는 단순하다. 활동하는 멤버들의 주 나이대가 20-30대이기 때문이다. 40대만 해도 잘하지 않는 게 크로스핏이다. 거기에 크로스핏도 본질적으로는 혼자 하는 운동이긴 하지만, 최소한 같은 동작들을 같은 공간에서 함께 한다. 거기에 내가 위에 열거한 다른 동호회들에 비해 교류가 잦은 편이다. 보통 크로스핏은 나이대도 비슷한 편이고, 같은 공간에서 운동하다 보니 소규모 모임도 있고 대회 후 전체 뒤풀이도 의외로 잦은 편이다.(이건 지점별로 조금씩 다를 수 있다) 같은 공간에서 땀 흘리다 만나게 되는 인연, 듣기만 해도 영화나 소설 같고 멋지다.
개인적으로 추천하지 않는 곳
풋살동호회(남자 밖에 없다. 그래서 여자회원이 있으면 이상하다), 취미화실(정말 좋은 어른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 이성을 만나는 거 말고 취미로는 추천), 통기타 학원(아저씨들과 술친구가 될 수 있다.)
친구들은 최근에 이성을 만나기 위해 등산동호회에 나간다고 얘기했다. 나는 등산동호회는 나가 본 적이 없어 글로 쓰질 못하겠다. 술 또는 맛집 동호회도 얘기로 몇 번 들었는데 여기는 듣기에는 정말 별로였다. 괜찮은 사람도 너무 가벼운 마음으로 나가는 것 같다. 아무튼 막상 글을 다 쓰고 나니, '무슨 이성을 만나려고 이렇게 까지 해야 하나?' 이렇게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거 같다. 하지만 괜찮은 취미활동들을 '이성을 만나기에 괜찮은 곳은 어딜까?'의 관점에서 보았을 뿐이다. 위에 언급한 동호회들은 꼭 이성을 만나기 위해서가 아니라 피곤해도 자기 자신을 위해 한 걸음 더 나가보려는 사람들이 오는 곳들이다. 반드시 내 짝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동성의 선후배로든 이성의 지인으로든 곁에 두면 정말 멋진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멋진 취미를 시작하면서 멋진 인연도 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