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표에서 느낌표로 끝나는 게 육아다.

물통 뚜껑을 50번 이상 떨군 아이를 보며 느낀 것

by 파파레인저

이른 아침부터 아이 등원 준비로 분주하다. 작년 딸 같은 반 친구 엄마와 브런치를 하기 위해서다. 갓 돌 지난 둘째가 있어 멀리 이동이 쉽지 않다. 차로 5분 되는 거리로 장소를 정한다. 지하 주차장에서 아기와 엄마를 만나 휴대용 유아차를 접어 차에 실었다. 전쟁 같았던 아침 등원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금세 도착한다. 트렁크에서 접었던 유아차를 편 뒤 카페로 간다. 어? 계단이 있다. 유아차를 끌고 빙 돌아 카페에 들어선다. 창밖이 가장 잘 보이는 자리에 앉았다. 아기와 함께 할 땐 시선을 사로잡을 게 있어야 한다. 다행히 날이 좋아 창밖에 어린이집에서 산책 나온 언니, 오빠들이 보인다. 아기는 한참을 바라본다.나는 엄마들끼리 원활한 대화를 위해 아기 보육 모드에 돌입한다. “온종일 육아에 지쳐 있었는데 .. ” 딸 친구 엄마가 말했다. 엄마들은 대화에 한창이고 아기와 주변에 놀 거리를 찾아 마음을 얻기 위해 애썼다. 접시로 까꿍 놀이, 클래식 오브 더 탑 도리도리 놀이, 물컵 뚜껑으로 우주선 놀이를 했다. 이때 아기가 컵을 바닥으로 떨궜다. 나는 곧바로 주워 닦은 뒤 다시 건넸다. 아기는 또 떨궜다. 웃는다. “어? ” 이건가 싶다. 한참을 물컵 뚜껑을 떨구고, 줍고, 떨구고, 줍고를 반복하며 꺄르르 웃는다. 아기가 지루할 틈 없이 무한 놀이 반복과 간식 폭격으로 마음을 사로 잡는다.


물음표로 시작해 느낌표로 끝나는 게 육아다. 처음 부모가 되고 가장 힘든점을 꼽자면 “왜 울지!?”였다. 졸리면 졸리다, 배고프면 배고프다, 똥 쌌으면 쌌다고 말해주면 좋지만 아기는 말이 없다. 이때 기저귀도 갈아보고, 눕혀도 보고 온갖 쇼를 다한다. 아기의 행동에 물음표를 달아본다. “배고픈가? 똥 쌌나? 심심한가?” 하나씩 물음에 답을 찾아 나가다 보면 어느샌가 눈물을 그친다. “아!” 무릎을 탁 친다. 이제야 조금 부모가 된듯한 기분이 든다. 이런 기분이 쌓이고, 쌓이면 ‘좋은 부모’가 된듯한 착각도 든다. 이 맛에 육아를 하는 거다. 반대로 느낌표로 시작한다면 어떨까? “또 왜!”로 시작하면 아기가 원하는 걸 찾을 수 없다. 하나부터 열까지 짜증으로 시작해 짜증으로 끝난다. 어린이집 생활로 피곤해 잠든 아이가 갑자기 냅다 울기 시작한다. “어디 아픈가?” 체온계를 가져온다. 온도는 괜찮다. 머리를 쓱 한 번 만져본다. 덥구나. 손수건으로 땀을 닦아주고, 얇은 책으로 부채질을 해준다. 오늘 하루도 물음표로 시작해, 느낌표로 마무리 한다.


출처 : 엄마들의 원활한 대화를 위해 노력한 나

https://www.threads.com/@paparanger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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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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