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잘 꾸려나가는 방법
딸은 공주 옷을 입고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절대’ 벗지 않는다. 딸과 단둘이 키즈카페에 갔다. 평일 오후에도 키즈카페에는 아이들로 가득했다. 아이들 사이를 비집고 미끄럼틀을 타러 간다. 딸 시선이 어떤 언니를 가리킨다. 키즈카페에 진열된 공주 옷과 머리띠를 하고 미끄럼틀에서 화려하게 내려온다. “키즈카페 구경해야겠다~”라며 바삐 뛰어간다. 역시 걸음이 멈춘 곳은 파우더룸이다. 여름용 드레스는 없고, 두께감이 있는 드레스만 남았다. 꽤 진지하게 드레스를 고르더니 하나를 선택한다. “더울 텐데?”라는 말은 들은 채도 않고 드레스와 머리띠를 착용한 뒤 미끄럼틀로 뛰어간다. 평소에도 땀이 많은데 드레스를 입으니 두 배로 흐른다. 그럼에도 절대 벗지 않는다.
딸이 반짝이는 물건에 관심을 갖게 된 건 두 돌 전후인듯하다. 출근하는 엄마 목에 있는 목걸이를 잡아당기거나, 손을 뻗어 귀걸이를 만졌다. 이후 무엇이든 반짝이면 호감을 표했다. 처음 마트에서 산 반짝이는 구두는 앞코가 닳아 해질 때까지 신었다. 그리고 4살이 될 무렵 의상 선택에도 의견을 표하기 시작했다. 아침에 엄마와 실랑이를 하는 모습을 보며 아내에게 ‘그냥 입혀~’라는 식으로 눈빛을 보냈다. 아내는 이상한 이상한 복장으로 등원하는 딸을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했다.
5살이 되고 의상 전권을 담당하는 아내와 직접 착장을 하는 딸 생각이 달라 부딪칠 때가 많았다. 또 어린이집 생활시간이 전보다 길어지면서 딸은 은근 스트레스를 받았다. 당연 등원 준비는 더 전쟁 같았다. 아내는 미리 골라둔 옷을 딸에게 건넸지만, 다른 옷을 입겠다며 짜증을 냈다. 어린이집에 가기 싫은 마음을 양말 하나에도 가득 담아 짜증을 부렸다. 중간에 끼여 있는 나로선 눈치 보기 바빴다. 『나를 지켜준 편지』라는 책에서 이 문장이 마음에 와 닿았다. “일상은 삶의 큰 무게를 가진 중심이죠. 그러니 버텨 내야 할 것이 아니라 잘 꾸려야 함을 새삼스레 깨닫습니다.”라는 말처럼 아침은 하루의 중심이다. 누구 하나 기분 상하면, 하루가 흐트러진다.
아침에 서로에게 감정 폭발 방아쇠가 되는 상황을 인지했다. 아내는 딸 세수, 양치, 옷 입기까지 과정을 가장 힘들어했다.(다 아닌가?ㅋ) 나는 아내와 딸이 다투는 상황이 힘들었다. 나는 식사 후 머리 묶기 전까지 과정을 매끄럽게 할 자신이 있었다. 딸도 엄마에게 혼나고 나면 “아빠랑 할래~~”라고 말했다. 어린이집 등원 의상 선택에도 변화가 있었다. 아내가 딸에게 두세 가지의 옷을 주고 고를 수 있도록 한 거다. 가끔은 종종 이상한(?) 옷이 되더라도 그냥 보낸다. 딸이 직접 고른 옷을 입고 스스로 만족하는 걸 보면 두 손 두 발을 안들 수 없다. 딸은 시간이 흐를수록 공주가 되어 간다. 반짝이는 액세서리에서 시작하여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반짝거린다. “여보, 진짜 이러고 등원 시킬 거야?”라는 나의 말에 … 다 때가 있다는 아내의 말에 공감한다. 집 밖을 나서니 마주하는 사람들마다 “어머 공주네~~”라고 한다. 딸 입꼬리가 씰룩 거린다. 좋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