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나에게 용기를 배우다

같은 짓만 하면 같은 일만 일어난다.

by 파파레인저

아내와 딸이 먼저 잠든 하루. 방문을 슬며시 열고 거실로 나온다. 자유다. 이게 진짜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혼자만의 시간이 고프다. 캄캄한 거실에 은은한 조명등을 켠다. 이제 뭐 하지. 책을 볼까, 영화를 볼까 고민하다 넷플릭스를 켰다. 영화관 의자처럼 푹신하진 않다. 딸의 돌고래 인형을 목받이로 사용한다. 영화 볼 준비 끝. 평소 영화 취향은 단연 액션이다. 넷플릭스 영화 순위를 둘러본다. “브로큰 … 승부는 봤고, 미션 임파서블, 임영웅? .. ” 고민하다 영화 ≪논나≫를 선택했다.


논나는 이탈리아어로 할머니를 뜻한다. 주인공 조(빈스 본)가 사랑하는 할머니와 엄마를 떠나보내고 슬픔에 잠긴다. 슬픔을 잊고자 할머니가 해주신 음식을 떠올리며 요리를 한다. 무기력한 하루를 보내는 조에게 친구는 “계속 같은 짓만 하면 같은 일만 계속 일어난다고”라고 말한다. 조는 가장 사랑하는 할머니와 엄마 음식으로 가게를 차리기로 한다. 논나와 함께. “논나가 한 음식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잖아.” 93세인 할머니는 예전에 오그락지를 참 잘했다. 오그락지는 경상도 사투리로 말린 무를 고춧가루, 찹쌀, 말린 고춧잎, 오징어를 넣어 양념한 반찬이다. 할머니 댁에 갈 때면 상에는 잘 익은 오그락지가 올라왔다. 오독오독한 식감이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지금은 엄마와 이모가 할머니표 오그락지를 만들지만, 그때 그 맛이 나질 않는다.


영화에서 조는 가게 에노테카 마리아를 차린다. 셰프는 논나들이다. 논나들은 각자의 요리를 선보인다.

여기서 요리는 논나들의 정체성이다. 각기 다른 지역 논나들이 넘치는 요리 자부심에 충돌했다. 요리는 논나 삶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책 『나를 지켜준 편지』에서 “고개 숙이는 용기, 손해 보는 용기, 지는 용기, 뒤로 물러나는 용기(중략). 어떤 깨달음도 용기가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게 된다”처럼 논나들은 서로에게 맞춰가기 시작한다. 그들의 삶의 전부를 논나들과 공유하기 시작하며 갈등을 풀어간다. 논나는 빛나는 시절을 보내고, 관성대로의 삶을 살아가다 다시 세상과 마주한다. 깨달음은 용기가 없으면 안 된다는 말처럼 부모가 된 뒤 없던 용기도 생긴다. 아빠가 세상에서 가장 최고라고 생각하는 단 하나뿐인 존재를 위해서다. 나만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오늘도 용기를 내어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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