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체험, 제가 해봤습니다

by 파파웅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임신기간은 약 10개월.

이 기간 동안에는 다양한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다.


하루하루 시간이 지남에 따른 신체적인 변화는 물론이고 호르몬의 변화로 인해 정신적인 변화도 생기게 된다. 여기에 더해 위 언급한 변화들로 인하여 따라오는 스트레스들도 있다. 이러한 임신과정을 온전히 아내 혼자 감당해야 한다는 사실을 어느 순간 떠올리게 되었다.


동시에 내가 아무리 위로의 말을 건네고

공감하려 해도 아내의 상황을 100%

이해할 수 없다는 사실도 떠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내가 하는 말에 과연 얼마나 진정성이 담겨있을지 스스로에게 반문한다면 자신있게 그렇다고 말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리고 그런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도 않았다.


아내가 겪고 있는 상황에 대해

내가 무언가 직접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고

나의 선택은 임산부 체험였다.


냉정하게 얘기하면 나의 이런 선택은

신체적인 변화에 국한된 것이고

하루 모든 일상을 포함하여 진행된 것도 아니지만

최소한의 겪고 있는 불편함을 느끼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어쩌면 아내와 나에게 좋은 추억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기도 했다.


체험복의 스펙과 체험과정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약 7-8개월을 기준으로 배가 나와있는 형태로 제작되었고 6.5kg의 무게. 그리고 체험복을 대여해서 입는 것으로 진행된다.


실제로 체험복을 손에 쥐고 착용과 동시에 느꼈던 점은 이거 생각보다 무겁다는 것이 떠올랐다.


운동할 때는 20kg, 30kg 무게도 거뜬하지만 절반도 안되는 무게의 무언가가 배에 있다는 큰 압박이었다.


착용한 뒤에는 설거지, 청소와 같은 집안일을 포함해

실제로 아내와 함께 외출해보기도 했다. 큰 후드를 입었는데도 거울로 비춰진 배 나온 모습이 어색하기도 했고 밖에서 아내와 함께 걷는 도중에 아버지뻘 되는 분이 한참을 쳐다보기도 했다.


임신 중에도 계속 출근하고 있었던 아내가 말해줬던 지하철에서 겪게 되는 몇 가지 에피소드들이 있어서 마음같아선 지하철도 한번 타보고 싶었는데 그건 아무래도 너무 오바하는 것 같아서.. 마음을 접었다. 개인적으로 체험과정 중에서 기억에 남았던 점은 발톱 깎는 것과 잠을 잘 때였다.


당시 임산부 커뮤니티에서 발톱을 깎는 것이 힘들어 눈물을 흘렸다는 글을 본 적이 있는데 그 행동을 똑같이 해보니 당시에 어떤 느낌이었을까 간접적으로나마 알 것 같았다.


그리고 임산부가 잠을 잘 때는

옆으로 누워서 자야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체험을 하면서 그 이유를 몸소 느껴보기도 했다.


일단 똑바로 눕게 되면 배의 무게 때문에 편안하지 않아 잠이 오질 않았다. 산모와 아이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반강제적으로 옆으로 누운 자세를 요구받게 되는데 이마저도 평상시와는 다르게 편안하지 않았다. 체험이라는 명목하에 짧게 진행했지만 이런 상태로 수개월을 보내야 한다는 점은 아내가 힘들겠구나라는 생각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되었다.


신체의 변화는 태어날 아이를 위해 시작되고

출산 직전까지 계속된다.


비록 짧지만 이렇게라도 상황을 이해해보려 했다. 아내의 즐거운 추억거리가 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직접 겪지 못해 이해할 수 없었던 다수의 부분들을 이해하는 시간도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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