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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peltina Jun 02. 2023

3화. 파리, 너 얼마면 되니?

파리여행에 필요한 금액은 얼마일까.

새로운 장소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는 것에 합당한 비용은 얼마일까? 

이런 경험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는 것은 옳은 일인가? 


내가 3화의 제목을 정했을 때부터 떠오른 질문이었다.  

하지만, 이런 가치환산의 정당성에 관련된 생각은, 여행을 떠날지 말지 망설이는 단계에서나 미약하게나마 힘을 가질 뿐, 여행을 결정한 뒤 준비하는 데 있어서는 도통 힘이 없다. 이미 주어진 환경들을 충분히 고려하고 조율해 떠나기로 결심한 마음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아예 고려를 안 할 수도 없는 문제지만 적든 많든 여행을 하기로 결정했다는 것 자체가 그 안에서 이미 내가 얻고자 하는 것이 분명해졌고, 그 가치가 정해진 예산에 비해 아깝지 않다고 결정을 했다는 뜻이라고 생각한다. 에둘러 미리 이러니 저러니 변명을 하고 있지만 어쨌든, 그런 의미에서 내가 제안할 3가지 항목에 대한 금액들이 지극히 보편적이면서, 또 지극히 개인적인 액수 일 수밖에 없다는 소리다.



파리 여행에 필요한 비행기 값은?

보통은 파리로 떠나는 비행기 예매를 할 때 나는 주로 3개월 전부터 알아보는 편이고 (마일리지 항공권은 1년 전에 해야 하지만..), 그때그때 항공사 홈페이지에서 제안하는 최저가로 예매를 한다.


물론 네이버나 스카이스캐너 같은 검색엔진을 사용하면 더 저렴한 항공권이 있을 수 있지만, 해외에서 거주하다 보니 문제가 생겼을 때 가장 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선호하는 성격이 되어버린 것 같다. 그래서 혹시라도 항공권과 관련해 문제가 생겼을 때, 항공사랑 내가 직접적으로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도록 가급적 항공사 홈페이지 구매를 하는 편이다. 여하튼 그러다 보니 파리행 비행기값 가격이 정확히 얼마다라고 소개해야 할지 헷갈렸다. 시기별로도 다를 텐데 뭐가 맞는 건가 싶기도 하고 말이다. 그래서 이 참에 각 항공사의 홈페이지에 접속해 운임을 알아보고 엑셀로 정리해 봤다.


 

사진에는 표기하지 않았지만 이 금액표는 2023년 6월 기준이라고 명시되어 있었고, 각 항공사에서 말하는 성수기에 해당하는 시기는 신정, 설연휴, 봄방학(2월 마지막주), 어린이날, 석가탄신일, 현충일, 여름휴가(7월 마지막주 ~ 8월 마지막주), 추석, 개천절, 크리스마스를 기점으로 한 연말이었다. 


정리해 보면, 좌석의 등급이나 예약등급에 따라 차이를 보이지만 대략 1인당 150~180만 원 정도로 예산을 잡으면 일반석으로 예약이 가능한 것이다. 팬데믹 사태 이전에는 80만 원 선에서 결제를 했던 것 같은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를 포함해, 기름값과 다양한 요소로 발생된 물가상승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신경 쓰지 않고 있었는데 막상 내가 정리해 눈으로 보니 역시 내 월급 빼고 다 오르는 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진리구나 싶다. 


그나저나 각 항공사 홈페이지에 노선별 항공운임표를 제공하는지 몰랐는데, 이번 기회에 또 하나 배운다. 



파리 여행에 필요한 숙소비는?

에펠타워가 보이는 레지던스 호텔이나 에어비앤비의 경우에는 [1박에 40~50만 원 / 2인~4인], 에펠타워가 보이지 않는다면 [1박에 20만 원 / 2인]으로 하면 꽤 괜찮은 숙소를 예약할 수 있다. 물론 혼자 여행하는 여행객이나 배낭여행으로 온 경우에는 한인민박을 이용하거나 방하나만 렌트를 해 사용하면 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데 [7~10만 원 / 1인] 정도로 생각하고 예산을 잡으면 될 것 같다.  


한 달에 한 번꼴로 파리를 다녀오고 있는 나지만, 사실 가능하면 당일치기로 다녀오려고 노력한다. 파리에서 숙소를 고르고 예약하는 일은 신경 써야 할 것들도 많고 확인할 것도 많아 금방 지치고 피곤해져 차라리 당일치기로 다녀오는 게 속 편할 정도다. 


해외에 살아보니, 보통 어떤 나라든 그 나라의 민족성이란 단어로 표현할 수 있는 듯한 그런 공통적인 문화나 분위기 같은 것들이 있다. 물론 사람마다 다 다르지만 그 나라 사람들이라면 대게가 그 상황에 동의하고 이해하는 그런 것들 말이다. 내가 경험한 프랑스의 경우에도 그런 걸 가지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자연스러움이다. 자연 그대로를 보존한 편안한 분위기나 옷차림, 인테리어를 선호한다. 예쁜 말이고 하나의 취향이지만, 자연이라는 단어에 포함되는 건 예쁜 말만 있는 것들은 아니다. 하루살이나 날벌레, 거미도 자연이고, 날려 들어온 꽃가루나 나뭇잎도 자연이다. 


먼지한 톨 없이 깨끗하고 청결하게 유지되는 게 익숙한 우리에겐 다소 난감한 것들이다. 그래서 종종 완벽히 정리되지 않은 듯한 방 컨디션에 대해 심각한 어조로 프런트에 문의를 해도, 이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길 때도 많다. 그래서 파리에선 무조건 비싼 숙소라고 다 깨끗하고 좋은 것도 아니기 때문에 늘 숙소를 고르고 나면 예약 전에 가급적 한국인들의 후기를 꼭! 읽고 보고 참고하기를 추천한다. 이렇게 예약을 했어도 나처럼 불안해하는 사람이라면, 호텔에 체크인 하기전에 파리의 아무 약국에 들어가 벼룩스프레이를 사서 꼭! 짐 풀기 전에 방에 뿌려준 뒤 여행을 하고 돌아오면 훨씬 안전하다.


마지막으로 또, 대부분의 숙소가 어메니티도 빈약한 편이라 객실 내 슬리퍼조차 없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샤워 후 젖은 상태로 힘겹게 운동화를 다시 신는 상황을 피하고 싶다면, 비행기에서 받은 일회용 슬리퍼를 잘 챙겨 와서 여행하는 동안 사용하고 버리고 가는 것도 추천한다.



파리 여행에 필요한 밥값은? 


이전 화에서 언급했듯이, 나는 여행을 할 때 어느 나라든 1일 식비를 1인당 10~15만 원으로 한다. 3끼의 밥만 먹는 것이 아니라 카페도 가야 하고, 간식도 사 먹어야 하니까 말이다. 이미 어느 식당을 가서 어떤 메뉴를 먹을지 정한 것이 아니라면, 1인당 10만 원이란 금액은 꽤나 합리적인 금액이라고 생각한다. 


보통 파리에서 런치는 20유로 내외로 형성되고, 저녁은 그보다 조금 비싸다. 카페는 6유로~10유로 정도이고, 빵은 2유로, 작은 디저트류는 7유로선이다. 


그래서 대략적으로 계산해 보면, 아침으로 크로와상과 커피를 마시고 ( 7~10유로), 점심은 식당에 들러 메뉴하나를 맛본다 (20-25유로). 그리고 난 뒤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예쁜 카페에서 잠시 쉬고(7유로), 남은 일정을 소화하고 저녁을 먹고(30-35유로), 과일 몇 개를 사서 (10유로 내외) 숙소로 돌아온다. 그럼 총 87유로, 우리나라 돈으로 12만 원 정도가 된다.   



결국 에펠타워가 보이는 숙소에 4박 5일간 2 사람이 여행을 하는 비용은,

비행기 150 * 2 = 300

숙소 40 * 4 = 160

식비 12 * 5 * 2 = 120 

총 합 580만 원 정도이며, 여기에 쇼핑비와 각종입장권료는 따로 추가이다.


파리, 

너 1인당 400만 원짜리 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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