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되살려 내는 시

by 고라니


고사리 끊으러 갔는데 ㅣ똑순애


나는 산에를 갔다

고개를 숙인 고사리가

옹기종기 모여 있어

한참 재밌게 끊었다


풀 속에서 푸시럭푸시럭

토끼 새끼가 눈에 띄었다


토끼를 잡으려고 따라 다니다가

고사리도 끊지 못하고

토끼도 폴짝

놓쳐버리고

터벅터벅 집으로 왔다




남의 집 살이 ㅣ 급한덕


열네 살 때 나무집*에 일하러 갔습니다

봄에 보리밭을 5일 메고 나니

손이 다 벌어졌습니다


피가 나도 약도 없어

밤에 손이 너무 아파서

잠도 못 잤습니다


아파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이튿날 일하러 가서 엉엉 울면서

나날을 보내며 사는 게

너무 힘들었습니다

말도 못 하게 고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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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집*-)남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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