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짜니까 국물까지 다 먹네.”
아부지랑 뜨끈한 추어탕을 한 그릇씩 먹고 샌드위치를 포장해서 집으로 돌아간다. 집에서는 안 보이는데, 버스 안에서는 확연히 보인다. 아빠의 머리 크기. 정말 작고 땡그랗다. 두상이 이쁘다. 버스를 타면 아빠보다 더 작은 엄마 머리 뒷모습도 함께였는데 오늘은 아빠만 보인다.
저녁으로 양송이 수프와 샌드위치를 먹었다. 아빠에게 집밥 아닌 빵 수프 저녁은 처음일테다. 밥은 항상 나보다 빨리 드시는데 샌드위치는 나보다 먹는 속도가 느리다. 속에 든 양상추, 소스, 토마토가 흘러나와 어쩔 줄 몰라하며 드신다. 포장 종이까지 씹어 먹을까 봐 유심히 본다. 다행히 잘 피해 간다.
돌아가시기 전 엄마의 주식은 양송이 수프였다. 4개를 사다 쟁여 놓았는데, 결국 한 개도 못 드셨다. 우리 몫으로 남은 양송이 수프.
“물 더 넣어. 그건 내가 잘 끓여.”
아빠 말대로 끓이니, 간이 딱 맞고 뭉근하니 맛있다. 며칠 있다가 날 풀리면 삼겹살 먹으러 가자니 아빠 얼굴이 확 펴진다.
“고기 며칠 동안 먹으면 안 돼. 그래야 맛있게 먹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