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씨앗 반짝이는

당신을 위한 리추얼 필사 편지 21

by 글맘

당신을 위한 리추얼 필사 편지 21 _ 검은 씨앗 반짝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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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져도 다시 일어설 줄 아는 사람이

인생이라는 게임의 명선수겠지요.

오늘 내리는 소나기는

내일 화사한 장미를 피울 전조이니까요.

__<삶은 작은 것들로> p.160



바다를 좋아해요.

그 곁을 거니는 것도 좋고

다녀온 바다를 사진으로 다시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금새 충만해져요.


파도가 오고가는 바다를 바라보는 일이

내게 왜 그토록 커다란 행복일까 물음 품다가

고요한 반복이 주는 에너지를 향한 마음인 것 같단

생각이 들었어요.


조금씩 다른 파장으로

끊임없이 밀려가고 밀려오는 파도.

때로 높은 물결로 솟고

때로는 멈춘듯 잔잔해도

영원히 계속되는 그 추동성이

제게는 늘 커다란 의미로 다가오는 것 같아요.

여러분도 같은 마음을 품으신 적 있을까요?


매일 무언가를 반복한다는 건

단순히 바라보면 같은 행동, 지루한 동일성같지만

사실 그 과정 안에는 귀한 에너지들이 모여들죠.

산다는 것도 결국 모두 이 품 안이에요.

살아가기 위해서 매일 반복해야 하는 것들

내가 삶 속에서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

반복해야‘만’ 하는 것들까지도.


하지만 이 반복 안에는

언제나 변화와 성장이 움트고 있죠.

매일 같은 필사처럼 보여도

어느 순간 다른 에너지로 확장되고

매일 같은 책 읽기처럼 보여도

어느 순간 나의 관점이 달라진 걸 느끼게 되니까요.


내 일상 속에

무언가 반복하는 일들을 마련한다는 것은

내게 주어진 하루를 충실히 보낸다는

자기 충족감과 함께

이것을 통해 나의 미래를 스스로 만들어 나간다는

마음의 에너지를 비축하는 일인 것도 같아요.

내가 발돋움할 수 있는 단단한 대지를

넓게넓게 만들어 나가는 것 같달까요.


매일 작은 글을 읽고

노트를 펼치고, 펜을 쥐고 문장을 따라 쓰는 일, 필사.

매일 조금씩 책을 읽는 것, 독서.

30분 남짓 땀이 송글 맺힐 정도의 작은 운동.

'해서 뭐해? 글 쓸 것도 아니고,

자격증 나오는 것도 아니고, 대단한 일도 아니고

결정적으로 돈 되는 일도 아닌데'라는

무의미하다는 공격에 쉽게 굴복하게 되는

작은 반복들.


하지만 우린 알죠.

반복이란 때로는 인내를 동반하지만

어떤 시점이 넘어서면

인내가 아닌 안정감이 되고,

그 안정감에 기대어 내가 마주하지 못할 것만 같던

크고 작은 두려움들을

이겨낼 수 있게 도와준다는 것을요 :)


제가 22년 여름부터 지금까지 매일매일 글을 쓰고

글을 쓰다가 다양한 모임을 만들어서

내가 쓴 글들을 나누고 있다고 하면

다들 ‘오’ 하는 반응인데

사실 이 과정에서 대단한 건 하나도 없어요.

그저 ‘작은 반복’만이 있을 뿐이죠.

파도처럼 밀려오고 밀려가는 아주 작은 반복들.


오늘도 이것에 몸을 싣고 나아갑니다.

우리는 이 반복의 힘에 의지해 삶을 가꾸어야 해요.

검은 씨앗처럼 반짝이는 개미들의 행진처럼 :)

내 삶 속 씨앗이 될 반복들!


오늘도 여러분 곁에는 어떤 반복이 있나요?

매일 아침 창문을 여는 일,

커피를 내리는 일, 노트를 펼치는 일.

그 작은 반복들이 지루하게 느껴질 때도 있겠지만,

그 안에서 우리는 조용히 성장하고 있어요.

파도가 매일 해안을 쓰다듬으며

모래를 조금씩 바꾸어가듯,

우리의 반복도 우리를 조금씩 바꾸어가고 있으니까요.

그러니 오늘도, 작은 반복을 이어가세요.

그 반복이 언젠가 우리를 어디로 데려갈지,

우리는 아직 모르지만,

분명한 건

그 반복이 우리를 단단하게 만들어줄 행진이라는 것을 믿으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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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너 마리아 릴케가 이런 말을 했다.

"마음속 해결되지 않는 모든 질문에 대해 인내하라.

그리고 그 질문들 자체를 사랑하다"

__<아티스트 웨이> p.300



오늘도 나답게 나아가는 하루 보내시길 바라요!

리추얼 필사, 글맘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