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떤 사람

오후에게

by 풀씨

나는 어떤 사람일까?

나이 오십에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에 다다랐다.

오래, 생각해보아도.

내가 원하는 그 사람은 아니게 되었고.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겠다'가 되었다.

무책임하고 부끄럽게도.


그러면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자 했을까?

그러자면...

나는 바란 것이 없었기에 이룬 것도 없다.

원을 세우고 그것을 향해 가지 않았기에

나는 이런 사람도 저런 사람도 되지 못한 채

오, 오십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그래. 그러면, 이제라도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나는 나에게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고

나는 나를 덜 부끄러워하는 사람이 되고 싶고

내가 가진 것들에 꾸밈없는 사람이 되고 싶다.

무엇에 놀라거나 무엇에 주눅 들지 않는

무엇보다 무엇보다

나에게 자연스럽고 편안한 사람이 되고 싶다.


이제라도 내가 원하는 그 사람이 되려 하는 오십.

거기서

다시 시작해본다.

십 년 뒤에는

또는 내일에는

오늘 지금 바란 것들이

내가 일군 시원한 숲이 되어주길.


2021 07 28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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