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2 21 목
너에게
어제, 기차 타고 ㅇㅇ에 다녀왔어.
우리만 아는 장소이길 바라서
처음 온 곳인양 말해.
우리가 그곳에서 시작했다는 걸.
아무도 몰랐으면 좋겠어.
너는 거기 오지 않았겠지.
누구였을까.
전시를 보고 갔다는. 친구라고 했다는 내 친구.
너 아닌 누군가.
너는. 이러는 나를.
나는. 19살의 너에게 달려가고 싶어.
네 손을 잡지 못하더라도
네가 서있던 그 정류장에서 내렸더라면...
나는. 그때의 네가 너무 가슴 아파서.
그때의 내가 너무 미워서.
정신 차리라고 하지 마.
정신 안 차릴 거고.
내 마음대로 할 거야.
이제 남은 삶은 그렇게 안 할 거야.
너에게 쓰는 편지가 길고 많아서 책이 될 것 같아.
감기 걸리지 말고
예쁜 크리스마스 맞아야 해.
사랑했던 만큼
너의 사랑을 감당할 수 없어서.
세상의 잣대와 나의 잣대가 같아서
도망갔지만
다시 여기서 너를 사랑해.
2023 12 21 목
너의 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