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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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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풀씨 Jan 08. 2024

너에게_좋은 일이 있으면 네가 생각나

2024 01 07 일

너에게


30년도 더 지났는데.

왜 안 되는 걸까.

너에게 화를 내볼까 하다가 

혹시 너의 마음 그때의 내 마음 같을까 싶어 그만둔다.

30년도 더. 더 지났으니까. 

이제 서로 "에이, 그때의 우리 마음 귀여웠네."하자고 하는 내가 무례한 걸까.

너는 똑똑하고 용감했는데. 솔직하고 자신만만했는데. 

지금 나, 뭔가 잘못하고 있나 보다.


오늘 좋은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너를 생각했어.

너도 있었더라면. 네가 있었더라면.

네가 있다고 생각해 버리자고 잠시 생각하다 보면 난 잠시 즐거워.

마치 성냥팔이 소녀처럼.

성냥 한 개를 밝힌 기분.

그리고 또 한 개를 켜고 잠시 기쁘고

세 개를 켜고 웃다가

눈물이 차올라. 

미쳤나 봐.


다 지난 일인데. 다 지난 일인데.

널 못 보고 죽을까 봐 억울해.


그래, 난 충분히 행복해.

그래, 난 충분히 불행해.


그게 너의 있고 없음이라니.

나는 한심하고 내일도 살아가야 해.

그게 다네.


오늘도 너 행복했기를.

너도 좋고 행복할 때 나를 떠올리고 허허롭기를.

못된 마음으로 빌어본다.


2024 01 07 일


너의 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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