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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풀씨 Jan 10. 2024

너에게_왜 아직도 '간절'해야 해?

2024 01 10 수

너에게


날 봐!

넌 그때 특별한 아이였지만

난 그때 평범한 아이였어.


그리고 이제 우린 보통의 어른이 되었지.


왜 아직도 간절해?

왜 아직도 '때로'

'그때'가 간절해야 해?

잊혀야 해서 그래?

나는 점점 네가 정말 나한테 있었는지 조차 놓쳐버릴 것만 같아.

그런 엔딩이 네가 바라는 엔딩이야?

나는 우리 우정의 엔딩을 해피 엔딩으로 만들어 놓고 싶은데.

안 돼?


시간은 흘렀고, 그러다 세월이 되었어.

난 우리가 평범한 우정을 나눌 수 있길 바랐어.

그래서 나는 간절하지도 못했어.


사람은 자기를 얼마만큼 지키며 살아야 하는 걸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느끼는데.

(내가 너를 '시간'으로 ㅇㅇ하고 있네.)


'때로'라고 하지 말고 여전히라고 해줘.

'그때'라고 지나간 과거라고 하지 말고

현재 진행형으로 돌아와 줘.

그때가 때로 그립다면 간절하지 마.


나는 여기서 항상 널 기다릴 거야.

내가 죽도록 보이기 싫었던 못남의 최고치를 찍고 있는 지금.

그걸 너에게 다 보일 수밖에 없는 지금이라도

나는 너와의 동화가 해피 엔딩으로 끝나길 바라기 때문에.


간절하고 싶지 않아.

그러면 무서워지니까.

나는 간절한 게 아니야. 원하는 거지.

네가 싱긋 웃으며 "그래, 나야."라고 해주길.

그러면 나는 너에게 달려가

너를 흠씬 두들겨 줄 거야.

나는 힘이 약하니까 아프지 않을 거야.


그리고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


네가 천재 소리는 좀 들었지만

나한테는 바보 멍텅구리였어.

그때의 나는 너의 장난기도 너의 진중함도 다 사랑했으니까

지금 너의 진중함도 미워할 수는 없어.

하지만 너의 장난기도 잊지 않았어.

"미안해, 장난이었어. 약 오르지롱~!(이라고 옛날에 네가 그런 적 있어)"이라고 해줘.

난 거기에 나의 승부를 걸 거야.


네가 이러는 나를 뒤늦게 읽고 나서

너무 슬프거나 너무 싫거나 하지 않았으면 해.


그럼, 난 이제 일하러 가야 해.


벌써 어둡다. 하지만 해야지 일!


2024 01 10 수


너의 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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