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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 여행자 Jul 25. 2021

죽어야 산다는 것을

샛길로빠지다, 천마총

식물은 죽어야 산다는 것을 안다.

헤어져야 만난다는 것,

버려야 얻는다는 것,

떠나야 돌아올 수 있다는 것.

겨울이 오기 전에 정든 잎들을 남김없이 떨어뜨려야 하고,

오랜 기다림 끝에 눈부시게 피어난 꽃잎들을

한순간에 바람에 날려보내야 한다는 것을 안다.

빛나는 날들에는 끝이 있다.

작은 풀 한포기도 이것을 알고 있다.

미련과 회한으로 우물쭈물하다가 때를 놓치는 우리 인간보다 낫다.

- 안규철, '씨앗'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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