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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혐오에서 벗어나는 방법

by Papersync

주말에 친한 친구와 친한 형, 두 명을 만나게 되었다.

자기 체육관 사업을 운영하는 친구가 자신의 이야기를 길게 하면서 그 끝은 자기혐오로 이어졌다.


그 친구는 본인의 운동에서 최고가 되고 싶었다고 한다. 그리고 본인이 차린 체육관에서 많은 돈을 벌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것이 친구가 생각한 미래였다. 하지만 생각만큼 자기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어렵고 1등을 하더라도 유지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한 살 한 살 시간이 지날수록 무엇인가를 올인을 하기에 두려움이 생기고 하면 될지 말지 견적을 보기 시작했다. 노력을 얼마나 들였는데 리턴이 없을 때의 두려움, 그렇다면 다른 일, 되는 일에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최근에 아무것도 도전을 하지 못했다. 그렇게 시작하기 전에 본인 자리에서 생각만 하고 계산만 하다 보니 더 쌓아가는 것은 사라지고 무기력과 이상과 현실의 괴리감으로 인한 자기혐오가 생겼다.


친구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모습과 갈등이 아무래도 혐오의 원인이 아닐까 싶다. 친구가 나에게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해결책을 제시해 달라고 이야기해서 나는 어떤 사람인지 생각해 보고 이야기를 해주었다.




자기혐오에서 벗어나는 것은 자신의 모습과 이상의 괴리감을 줄이는 것이다.

이상은 결과물이다. 그러니 결과에 집중하기보다는 과정에 집중하며 욕심을 줄이는 것이다.

시간이나 돈을 투자한 것 대비 리턴을 기대 안 하는 사람이 존재할까? 그런 사람은 드물다. 나도 바보가 아니기 때문에 매번 위와 같은 생각을 한다. 이런 노력을 했을 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라는 걱정을 하기 때문이다. 그건 시간이 지나고 나이가 들수록 더 심해질 것이며 어른들은 더 도전적이기보다 보수적인 선택을 좋아하는 이유도 시간의 문제이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결과에 집중하는 사람은 아니다. 그냥 해도 좋은 것, 그리고 지금 내 위치에서 최선을 다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한다. 그렇게 최선을 다하다 보면 결과가 좋을 때도 있고 안 좋을 때도 있다. 결과가 좋으면 내가 좋아하는 것을 열심히 한 결과물이 있어서 좋다. 반대로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내가 최선을 다했다는 것과 아쉬움이 없는 부분에서 생각보다 만족스럽다. 부족한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게 되고 더 사랑할 수 있게 된다. 세상 일과 사람이 하는 일은 컴퓨터가 계산하듯이 정확하게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내가 열심히 해도 결과가 안 좋을 때도 있고 적당히 했어도 운이 좋게 결과가 좋을 때도 있다. 그러니 과정에 즐거움을 느낄 수 있으면 좀 더 행복해질 수 있다.


회사에서 팀장님과 면담했던 일이 생각나서 친구에게 말해주었다.


"너는 회사에서 꿈이 뭐야?"

"저는 꿈은 없고 열심히 해서 제 그릇을 키우고 싶습니다."

"팀장 되고 임원 되고 그런 목표 없어?"

"되면 좋긴 한데, 제 그릇이 크면 자연스레 그 자리 추천을 받을 것 같고 그릇이 작은데 욕심부리는 것도 좋은 것 같진 않습니다."

"하겠다는 사람이 많은데 이런 태도인 사람에게 시켜줄까?"

"그럼 팀장까지 승진하기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제 그릇을 키우는데 집중하겠습니다. 작은 그릇에 욕심이 많은 것도 과욕인 것 같아서요."


다른 자기혐오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루틴 함이다.

국가, 작게 보면 사회, 그리고 더 작게 보면 개인의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시스템이다.

시스템이라는 것은 그 체계를 움직이게 하는 체제와 체계라는 의미이다. 나라는 사람을 위한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건 곧 습관이다. '내가 습관을 만들지만, 결국 습관이 나를 만든다.'라는 말처럼 나를 규칙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시스템은 매우 중요하다.


나는 멀리 보면 계획적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계획적인 사람은 아니다.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의 목표를 먼 곳에 정해두고 그 일을 향해 꾸준히 해야 할 습관들을 정해둔다. 그리고 매일 그런 루틴 한 습관들을 하려고 노력할 뿐이다. 스스로도 타협하고 싶을 때가 많았다. '그냥 오늘 하루는 쉴까?' 하다가도 '나라는 사람이 만든 시스템은 이거니까, 일단 하자'라고 생각하고 꾸역꾸역 해야 할 일들을 하려 노력한다. 다른 잡념이나 효율은 다 집어던지고 한다. 이렇게 하기 싫은 일들을 해나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좋아지는 부분들이 존재한다. 몸이 좋아지기도 하고 자그마한 취미 생활의 실력이 늘어가는 것도 느껴진다. 무엇이든 꾸준함이 뒷받침되어야 실력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모두 하기 싫어하고 귀찮은 일들을 이겨내고 해내가는 과정에서 뿌듯함과 작게라도 내가 발전하는 부분이 있으면 스스로 사랑할 수 있다.


친구에게 도움이 되었을지 잘 모르겠지만,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이것 외로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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