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바뀌어 나이 예순이 이태 남았다. 먹고사는 게 고단했던 날에는 북망산이 지척인 나이다. 어둑어둑 어둠이 내리면 봉당의 문을 걸어 잠그고서 누구도 함부로 마당에 나서지 않았다.
"이 보오? 저승이 어딘 줄 아오?"
천 리 만 리 먼 줄만 알았던 저승이야 대문 하나 열어젖히면 저승인 것을.... 굳이 애써 대답하지 않았다.
나이 예순은 마음이 모나지 않아 세상 모든 것을 바로 이해하고 마음에 담을 수 있는 나이라고도 했다. 그러한가? 잘 모르겠다. 아마도 귀는 얇고 머리는 성겨 그럴 터다. 육십 청춘이 되어서 그런가? 아직 덜 자라 미숙한 나는 오밤중에 마당을 서성이며 두근대는 사랑에 마음 졸인다.
새벽어둠에 깃든 내 마음 한 조각이다. 가장 말랑한 마음이 총총 새벽길을 걸어 너에게로 간다. 이렇듯 달뜬 마음으로 살다가 바람으로 떠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