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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봄 Feb 29. 2024


새 움이 트오.

얼었던 물은 졸졸 시끄럽소.

떠났던 종달새 돌아와 사랑을 하오.

꽃 핀다 호들갑을 떨고

바람마저 향기롭다 얼굴 붉히오.

저잣거리 왁자지껄 시끄럽고

선남선녀 몽글거리는 가슴에

꽃불이 타오.

그렇지만 말이오.

이 꼴 저 꼴 꼴 보기 싫어 돌아앉았소.

귓구멍 잔뜩 틀어막고

적막강산 깊은 고요에 시름하오.

피면 피고 흐르면 흐를 터요.

뭣도 모르는 애송이들

울렁대는 가슴이야 저 알아 멍들 터요.

모든 것 되살아나 시끄럽다지만

그대 없는 내겐

모든 것 죽어 고요하오.

봄날이라는데

시들시들 서리 몰려간 만추晩秋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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