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또 같이, 노랑노랑 연두연두...

노랑 하나에 초록 둘, 더는 필요 없어

by 이봄



하얀 면티에다 찢어진 청바지

헐렁하게 받쳐 입고

슬리퍼 질질 끌며 여기도 기웃, 저기도 기웃

함지박에 갇힌 시간 한 조각

까박여 졸아도 좋은 날에

부레옥잠 둘

어느새

가득, 그득 들어차고

단발머리 물을 뭍혀 얌전하고 찰랑이게

빗질도 곱고 곱게

노랑에 연두를 풀었을까?

연두에 노랑을 저었을까?

나는 모르겠다

.

.

.

.

.

봄날

겨울을 건넌 부레옥잠 둘

함지박에 띄우면서

"어느 천 년에 새끼 늘려 함지박을 채울까나?"

"아서라, 마라!"

혀를 찼다 마는

입방정이 무색해서 절로 부끄럽다

.

.

.

.

.

매이지 않는 천성이

부유하는 삶을 만들었나?

이웃한 어리연도 수면 가득 이파리를 띄웠는데

너는 돛을 펴고 망망대해 꿈꾸는가

어리연의 굳은 닻과

부레옥잠 부푼 돛은

따로 또 같이

동상이몽 같이 또 따로

수면 가득 이파리 띄우고서 꿈을 꾼다

머물러 이고 진 하늘이나

떠돌아 이고 진 하늘이나

따로 또 같이

스며들고 젖어들어

가슴팍 어딘가에

푸른 멍울 남기겠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