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 하나에 초록 둘, 더는 필요 없어
하얀 면티에다 찢어진 청바지
헐렁하게 받쳐 입고
슬리퍼 질질 끌며 여기도 기웃, 저기도 기웃
함지박에 갇힌 시간 한 조각
까박여 졸아도 좋은 날에
부레옥잠 둘
어느새
가득, 그득 들어차고
단발머리 물을 뭍혀 얌전하고 찰랑이게
빗질도 곱고 곱게
노랑에 연두를 풀었을까?
연두에 노랑을 저었을까?
나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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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겨울을 건넌 부레옥잠 둘
함지박에 띄우면서
"어느 천 년에 새끼 늘려 함지박을 채울까나?"
"아서라, 마라!"
혀를 찼다 마는
입방정이 무색해서 절로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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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이지 않는 천성이
부유하는 삶을 만들었나?
이웃한 어리연도 수면 가득 이파리를 띄웠는데
너는 돛을 펴고 망망대해 꿈꾸는가
어리연의 굳은 닻과
부레옥잠 부푼 돛은
따로 또 같이
동상이몽 같이 또 따로
수면 가득 이파리 띄우고서 꿈을 꾼다
머물러 이고 진 하늘이나
떠돌아 이고 진 하늘이나
따로 또 같이
스며들고 젖어들어
가슴팍 어딘가에
푸른 멍울 남기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