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나무라고요

먼나무라네요

by 이봄

제주를 왔을 때 처음 만나게 되는 나무가 있습니다. 가로수는 물론 길가 화단에 동그랗게 다듬어진 나무도 같은 나무입니다. 여름에 꽃이 피고, 가을을 지나 겨울이 되면 빨갛게 열매가 익는다고 합니다. 씨앗을 멀리 보내려는 나무의 전략입니다. 겨울을 나야하는 새들이 겨울철 요긴하게 먹는 열매가 이 나무의 빨간 열매라고 하네요. 상부상조 전략적 동맹이라고 해야 할까요. 거리에 줄지어 늘어선 가로수로 이국적인 풍경을 선물하기도 하고, 마당에 심어 그늘나무로 사랑받기도 합니다. 외딴 바닷가에서도 지천으로 자라는 나무라서 제주도를 제주도답게 만드는 나무라 이야기해도 과언이 아닐듯 싶네요.

빨간 열매를 잔뜩 매달고 있는 모습이 예뻐서 물었습니다.

“이 나무 이름이 뭐예요. 혹시 아세요?”

돌아오는 대답이 그랬습니다.

“글쎄요. 잘 모르겠네요. 못나무라고 했던가….”

제주에 사는 사람도 이름을 몰랐습니다. 너무 흔해서 모를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렇다고 포기할 내가 아닙니다. 워낙 예쁘고 이국적인 녀석이어서 알아야만 했습니다. 생각보다 쉽게 이름을 알아낼 수가 있었습니다. 나만 궁금했던게 아니어서 그렇습니다. 스마트폰을 켜고 인터넷을 검색했더니 ‘제주도의 가로수 이름이 궁금해요?’하는 질문이 이미 수두룩 빽빽하더군요. 그래서 알아낸 이름이 재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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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열매 예쁘게 달린 나무가 궁금했던 손녀가 할머니에게 물었답니다.

“할머니, 이 나무 이름이 뭐예요?”

“응. 뭔(먼)나무…”

“아니요, 할머니 이 나무 이름이요?”

“그래, 이녀석아 뭔(먼)나무…”

결국 영원히 이름을 모르게 됐다는 먼나무 이야기가 있더군요. 이름조차 뜬금없이 재미있는 나무입니다. 잎자루가 길어서 나뭇가지와 멀리 떨어져 자란다고 해서 ‘먼나무’라는 이름을 얻었다고도 합니다. 팥알만한 빨간 열매가 주렁주렁 매달린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시도 없고 때도 없이 눈에 들어오는 건 그대와 매 한가지 입니다. 예뻐서 바라보다가 그대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주절주절 말을 보태게 됩니다. 역시나 혼자 보게 되는 예쁨은 그 예쁨이 반감되군요. 같이의 가치가 큰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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