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은 이미 만원입니다
섬은 이미 만원, 콩나물시루 연신 사람을 퍼날라도 줄은 줄어들지 않고, 오전 11시 40분 헐레벌떡 달려간 걸음이 민망하게 매진이라 합니다.
300명 정원의 배가 시간당 한 척, 사람을 싣고 들어가는데도 오후 막배마저 자리가 없다는 소리에 아연실색 당황했지요. 빤히 바라보이는 섬이 한 없이 멀게만 느껴지네요.
청보리축제에다 주말임을 모르진 않았지만 그 작은 섬 가파도에 이렇듯 많은 사람이 들어갈 줄이야 미처 몰랐습니다. 섬이 보이는 부두 벤치에 앉아 느닷없는 걱정을 합니다.
바다 가운데 엎드려 동동 낙엽같은 저 섬이 혹여라도 가라앉지 않을까 싱거운 생각을 합니다. 많아도, 많아도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일시에 섬에 오릅니다. 한 섬씩 무게를 이고 지고 섬에 오릅니다. 한가로이 섬을 바라보는 나는 혹여라도 바다에 잠길까 쓸 데도 없는 걱정도 합니다.
겨우 겨우 주민들 이용하는 표 한 장 구해서 다시 섬 속의 섬 가파도에 들어갑니다. 웃기지요? 대한민국 거의 끝에 사는 산골놈이 바다 끝 가파도에 그림 하나 그리러 내려왔습니다. 작은 커피숍 벽면의 벽화를 그리러 왔습니다. 혹여 가파도에 오시거든 섬 유일의 커피숍에 들러 커피 한 잔에 그림도 잠깐 보시어요.